원자력(硏),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중성자 영상장치 이용 품질 감리 수행
대한민국의 새 나라 도장 '국새(國璽)'가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품질을 검증받는다. 전통 기법대로 제작된 국가상징물의 가치와 건전성을 첨단 원자력 기술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작업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행정자치부 국새제작단이 제작한 새 국새를 인계받아 구조 해석 및 화학 분석, 중성자 영상장치를 이용한 비파괴 검사 등을 통해 국새의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감리 작업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국새 감리 작업에는 약 2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국새 감리는 구조 해석, 화학 분석, 비파괴검사 등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구조 해석은 인장시험, 마모시험 등 재질 물성 시험을 통해 국새를 반복적으로 사용해도 구조적으로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진단하는 것이다. 화학 분석은 국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시편을 용해하여 금, 은, 동, 아연, 주석 등 시편의 성분 함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국새 감리의 핵심은 하나로의 중성자 영상장치를 이용한 중성자 투과 검사다. 중성자 투과 검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중성자속을 자랑하는 하나로 원자로에서 생성된 중성자를 국새에 투과시켜 감쇠되는 중성자의 양을 평가함으로써 국세 내부의 결함 여부를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현존 비파괴 검사 중 가장 정밀하고 진보된 방법으로, 하나로에 설치된 ‘중성자 투과 비파괴 검사장치(NRF; Neutron Radiography Facility)’와 ‘중성자 토모그라피 장치(Neutron Tomography)’ 등이 사용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밖에도 초음파 두께 측정 시험, 와전류 탐상시험, 침투탐상시험 검사 등을 통한 비파괴 검사도 함께 수행하여 새 국새의 구조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국새제작단에 감리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감리를 수행하는 국새는 정부 수립 이후 4번째로 제작된 국새로, 내년 2월 제17대 대통령이 이끄는 차기 정부 출범시부터 중요 외교문서, 훈·포장 증서 등 각종 공식문서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국새 감리에는 하나로이용기술개발센터 심철무 박사팀을 중심으로 원자력재료연구센터, 원자력화학연구센터, 원자력로봇랩, 선진핵주기공학그룹 등 한국원자력연구원 7개 부서 전문가 12명이 참여, 원자력 연구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노하우로 국새의 품질을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앞서 지난 2005년 6월에도 행정자치부의 요청으로 현재 사용중인 3번째 국새의 구조 건전성에 대한 비파괴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중성자 투과 검사 및 초음파, 와전류 침투 탐상법 등을 통한 비파괴 검사 결과 국새 내부에 7개의 관통 결함이 발견되었고, 2005년 12월 새 국새 제작이 결정되었다.
새 국새는 진흙 거푸집과 가마를 사용하여 전통 주조 방법으로 제조되어, 이번 감리는 전통을 첨단 과학으로 입증한다는 의의가 있다. 심철무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이용기술개발센터 책임연구원은 “2년 전 국새 비파괴 검사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행정자치부의 요청으로 국새 제작 과정부터 참여하게 됐다”며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국새의 품질 감리를 통해 확립될 노하우는 앞으로 문화재 복원 사업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