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북한자원 선점 심각 ... 한국 도입액, 중국의 1/5” |
광물자원의 해외의존도가 95년 86%에서 2006년 90%까지 높아지고 원유, 철강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참여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孫京植)는 5일 ‘북한 지하자원 공동개발전략’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북핵문제 등 정치적 요인과 채굴의 경제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등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대북 자원투자가 부진한 사이에 중국의 북한 지하자원 선점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보다 능동적인 정책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자원이 풍부한 미국이나 중국마저 해외자원의 개발·확보경쟁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06년 미국의 해외직접자원투자가 1,361억$, 중국이 179억$인데 반해 우리는 38억$로 미국의 2.8%, 중국의 21.2%에 불과하다. 특히 북한자원 확보와 관련, 중국이 지난해 대북투자의 70%를 자원개발에 집중해 2억7,453만$의 광물자원을 도입한 반면 우리나라의 도입액은 5천973만$로 중국의 21.8%에 그쳤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북한은 국토의 80%에 걸쳐 광물자원이 분포해 부존자원의 잠재가치가 남한의 24배인 2,28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의 광물자원 수요가 연간 11조5천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자급도는 10%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자원 개발에 따른 수입대체 및 자원확보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세라믹 및 각종 내화제품의 원료로 쓰이며 제철산업에도 필수적인 마그네사이트의 경우 한국은 생산량이 전무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북한은 매장량이 세계1위로 30~40억톤에 달한다. 유무상통(有無相通) 차원에서 공동개발하면 무한정 쓸 수 있다.
특히 산업활동의 기초원자재인 철광석의 경우 내수규모가 2조3천억원에 달하지만 자급분은 0.4%에 불과하다. 반면 북한의 철광석 보유규모는 74조원에 달한다. 북한 철광석의 품질이 낮다는 점이 문제이지만 최근 국제적으로 철강석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북한산 철광석 활용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내수의 1/4만 북한에서 조달해도 100년 이상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상의는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손익계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인프라가 열악해 채굴 및 운송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보다는 지하자원의 미래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현재 북한에는 당장 채굴이 가능한 우라늄만 세계 총매장량에 육박하는 4백만톤에 달하고 총매장량은 무려 2천6백만톤으로 추산되는데 최근 세계적인 원자력발전소 건설붐으로 각국의 우라늄 확보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우라늄 가격이 4년 사이에 10배 넘게 급상승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북한지하자원 개발의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며 ▲ 북한지역을 해외자원 확보의 1차 거점으로 추진 ▲12월초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에서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관한 구체적 프로그램 합의 ▲민간기업의 개발권 획득과 정부의 인프라 건설 지원 연계 ▲ 광진공 및 전문가에 의한 북한자원 실태조사 등을 주장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자원문제가 향후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해외수입에 손쉽게 의존하려는 관행이 여전하고, 북한 지하자원 개발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이렇다할 마스터플랜이나 대북공조체제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면서 “자원 개발권이 중국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고, 영국과 미국, 독일과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북한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