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통신비·교통비 이렇게 아끼세요”…민생안정 대책 살펴보니
‘월급 빼곤 다 오른다.’
식비에 가스비, 전기 요금까지 안 오르게 없는 요즘 같은 고물가 상황에선 더욱 와 닿는 말이다. 이럴땐 최대한 아끼고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하지만 그 못지않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도 중요하다.
정부 역시 물가와 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 경제 과제로 삼고 실질적인 서민 부담을 덜어 줄 정책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민생경제 안정 대책 중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대출이자, 통신, 교통비 부담 완화 정책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살펴봤다.
중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50대 싱글대디 김상범(가명)씨. 월세 50만원, 휴대폰비 5만원, 치료비 15만원 등 매월 들어갈 돈은 많은데 한달 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 150만원이 전부다. 코로나19 전에는 간간히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올해는 몸이 성치 않아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 그 사이 은행과 카드사에서 빌린 돈은 엄청난 금액으로 불어났고 신용점수는 10등급까지 떨어졌다.
김씨와 같은 취약계층은 빚을 갚기도, 빌리는 것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내달부터는 김씨처럼 신용점수가 낮거나 소득 하위 30%인 취약 대출자들도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저신용 청년층(34세 이하)을 대상으로 기존 약정 이자를 30~50% 낮춰주는 ‘신속채무조정 특례 프로그램’을 내달부터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저신용자나 실직 장기 입원, 재난 피해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진 취약차주들이라면 신청 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이 되면, 상환연장과 약정이자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속채무조정 연체 기간이 30일 이하이거나 원리금을 연체하지 않았더라도 10년 이내에서 상환 기간을 늘리거나 최대 3년까지 갚는 것을 미룰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약정 이자를 기존 대비 30∼50% 낮춰준다. 예를 들어 대출 이자가 연 10%였다면 여기서 30~50%를 낮춰주니, 대출이자는 연 5%~7%로 조정되는 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시행해 선제적 채무 조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전 연령층으로 확대 시행하게 됐다”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목적이 가장 크지만, 금융사 입장에서도 이자율을 일부 조정해줌으로써 채권 추가 부실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 말했다.
취약차주들이 신복위에 신청하면 금융사의 동의를 얻어 이자율 감면이 집행되는 구조여서 정부 재정이 별도로 투입되지도 않는다.
대학생 한영미씨는 매월 계좌에서 통신요금으로 2만7500원이 빠져나간다. 또래 친구들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한 탓에 데이터는 매달 부족하기 일쑤다. TV도 없는터라 OTT 내 HD급 고화질 콘텐츠도 마음대로 볼 수 없다.
하지만 내달에는 데이터 걱정없이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국민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3월 한달간 이동전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우선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대상 및 제공 데이터는 통신사마다 차이가 있다.
통신사별 데이터 추가 제공 내용
SK텔레콤은 만 19세 이상 3G·LTE·5G 스마트폰 이용자 약 2000만명에게 데이터 30GB를 제공한다. 데이터 30GB는 한 달 동안 웨이브·유튜브·넷플릭스 등 주요 OTT 서비스 내 HD급 고화질 동영상을 30시간 가까이, 음악 스트리밍은 300시간까지 즐길 수 있는 용량이다.
KT도 만 19세 이상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지 않는 개인 고객(2월 28일 기준) 약 1000만명에게 별도 신청 절차 없이 3월 1일에 무료 데이터 30GB가 자동으로 제공된다. 제공되는 무료 데이터는 2023년 3월1일부터 31일까지 이용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모든 고객에게 자신이 가입한 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 기본량과 동일한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미 기본 제공 데이터 100기가바이트와 무제한 등의 요금제를 쓰고 있는 가입자에게는 태블릿PC 등 세컨드 디바이스에서 나눠 쓸 수 있는 테더링 데이터를 기본 제공량만큼 추가로 받을수도 있다. 추가 데이터는 3월 2일부터 31일까지 문자메시지(MMS)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URL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추가 데이터는 3월 한달 간 사용할 수 있으며, 이월되지는 않는다.
경기도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지하철 환승을 거쳐 서울로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 유경주씨. 출근하는데만 광역버스비 2800원에 환승요금 300원을 더해 3100원의 요금을 쓴다. 퇴근까지 따지면 왕복 6200원이 든다. 주 5일 출퇴근 일수를 따져 한달에 20일을 출근한다고 가정하면 매달 12만 4000원이 교통비로 나가는 셈이다.
고물가 시대에 살다보니 매일 쓰는 교통비마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런 유씨에게 지난달부터 쓰기 시작한 알뜰교통카드는 쏠쏠한 마일리지 혜택에 팍팍한 주머니 사정을 채워주는 고마운 카드다. 유씨는 지난달 이 카드를 사용해 1만 3000원을 돈으로 환급받았다.
알뜰교통카드는 유씨처럼 대중교통 이용자가 정류장까지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면, 그 거리에 비례해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공공 교통카드를 말한다. 마일리지는 한번 이용할 때 최대 450원, 청년인 유씨는 650원까지 쌓인다.
처음 도입됐던 2019년에는 카드 이용자가 2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54만 명을 넘어설 만큼 인기다.
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공개한 알뜰교통카드 이용실적 분석 결과를 보면 이 카드를 이용한 사용자들은 1인당 월 평균 1만 3000원 정도를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민생경제 안정차원에서 오는 7월 카드 혜택을 좀 더 늘리기로 했다.
현행 마일리지는 한달에 15회 이상 사용해야 쌓이고 한달 44회까지만 적립된다. 만약 44회 이상 마일리지를 쌓았다면 실적이 높은 순으로 44회까지만 환급이 되는 식이다. 오는 7월부터는 이 횟수를 60회까지 늘린다. 이렇게 되면 기존 월 1만~4만원을 환급받았던 이용자는 월 1만 5000원~6만 6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또 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한 신용카드 공제율도 40%에서 80%로 확대하는 방침이 하반기까지 연장됐다.
예컨대 총 급여 7000만원을 받는 A씨가 올해 신용카드로 2000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A씨는 7000만원의 25%(1750만원)를 초과해 사용한 250만원을 공제 받을 수 있다. 1750만원중 대중교통에 지출한 금액이 상반기 80만원, 하반기 80만원이라고 가장하면 대중교통 소득공제액은 64만원에서 96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