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개선(자녀 공부방) 후 출소자 자녀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KT&G와 출소자 주거환경개선사업 추진 맞손
집이라는 공간은 우리 삶의 매우 중요한 영역 가운데 하나다. 집은 재충전의 안식처이며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도약대다. 출소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교도소를 떠나 ‘진짜 집’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집은 그야말로 소중한 둥지다.
그러나 상당수의 출소자 가정들이 경제적 빈곤으로 낙후된 주거 환경에 방치돼 있다. 열악한 주거 환경은 출소자들의 사회 복귀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미성년 자녀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출소자 자녀 영희(가명)는 벽지가 곰팡이로 물들고 장판은 시멘트 바닥이 보일 정도로 훼손된 집에서, 책상과 책장도 없이 지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바닥에 엎드려서 숙제를 했고, 겨울 내내 한기가 심해 감기를 달고 다녔다고 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사장 최운식)은 21일 이런 출소자들의 주거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부터 KT&G와 손을 맞잡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KT&G는 2020년~2021년 두 해에 걸쳐 1억3000만원을 공단에 후원했으며, 공단은 대상 가구를 선정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주요 내용은 △도배·장판, 타일 교체 등 ‘주택 개보수 활동’ △책상·의자·책장 등을 지원하는 ‘미성년 자녀 공부방 만들기’이다.
현재까지 주거환경개선사업 누적 지원 호수는 총 140가구에 이르렀고, 환경 개선 현장에 공단 직원 및 민간 자원봉사자 1000여명이 참여했다. 보호관찰 사회봉사 국민 공모제와 연계해 사회봉사 대상자 66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공단이 KT&G와 함께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 추진 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직접 땀 흘리는 현장’이었다.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하나의 팀이 돼 출소자들의 가정을 방문해 낙후된 주거 환경 실태를 눈으로 직접 보고 함께 일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참여한 한 자원봉사자는 “누군가를 돕는 일은 항상 설렌다. 열악했던 공간이 새 단장을 하고 나니 정말 뿌듯했다”며 “몸으로 뛰고 현장에서 소통하는 봉사활동이 참 봉사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거환경개선 혜택을 받은 출소자와 가족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특히, 2021년부터 실시한 자녀 공부방 지원 사업은 호응이 매우 좋았다. 출소자 A씨는 “책상도 없이 쪼그려서 공부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는데, 쾌적한 공부방을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드리고 자녀 양육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공단 최운식 이사장은 “좋은 공간에서 좋은 생각이 자라기 마련이다. 출소자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그들의 사회 정착 의지를 북돋아 주고 건강한 가족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단은 KT&G와 함께 지속해서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승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