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동시대 실험음악과 사운트아트 펼치는 쇼케이스 ‘사운즈 온-앤스로포니’ 개최
서울문화재단이 27일까지 문래예술공장에서 동시대의 실험음악과 사운드아트 공연과 전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쇼케이스 ‘2021 사운즈 온(Sounds On)-앤스로포니(Anthrophony)’를 개최한다.
‘사운즈 온’은 동시대에 펼쳐지는 다양한 실험음악과 사운드아트를 탐구하는 창작자, 기획자, 연구자, 비평가 등을 지원하는 특화사업이다. 2년 연속해 지원하는 사운즈 온은 지난해 공모에서 선정된 예술가가 지난 1년간 발전시켜온 창작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표제로 사용된 ‘앤스로포니(Anthrophony)’는 문화인류학(anthro)과 소리(phony)를 뜻하는 합성어로, ‘인간에 의해 생성된 소리’를 의미한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소리를 구분하지 않고 기술·문화·사회적으로 이미 연결된’이란 의미를 담아 소리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윤민화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쇼케이스는 각각의 프로젝트에 대해 전시와 공연을 병행하면서 공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국내외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과 발표를 위해 블랙박스 극장, 전시장 등을 갖춘 문래예술공장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프로젝트는 △‘하이퍼스페이스(Hyperspace)’(한이삭) △‘가구 음악(Furnishing Music)’(아트 인큐베이터) △‘밝은 소리 A(Brilliant A)’(김영은) 등 3편이다.
하이퍼스페이스(문래예술공장 1층 갤러리M30)는 예술가가 직접 개발한 자율적인 시스템을 가진 디지털 악기와 실시간으로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인간과 기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생성되는 예측 불가능한 사운드를 통해 종속적이지 않고, 상호 동등한 창작의 주체로서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실험한다.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이삭 작가는 베를린 국립 예술대학교(UDK)에서 인터랙션디자인과 제너러티브아트를 전공, ‘2021 제로원(ZERO1NE)’ 크리에이터로 선정돼 디지털 기술 영역에서 새로운 창의성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가구 음악(문래예술공장 2층 박스씨어터)은 공간을 구성하는 가구의 개념을 탐구하고, 시청각 요소들로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공간 안에서 사물과 소리가 맺는 관계를 찾아보고 시청각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음향 공간을 조성한다.
음악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트 인큐베이터는 현대 음악 페스티벌 ‘ATM Festival’ 등 동시대 음악 분야 활성화를 위한 다수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기획, 제작한다.
밝은 소리 A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제정된 ‘국제표준음고’에 대한 회의 기록과 기사에서 발췌된 텍스트, 편지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영상 작품이다. 악기 조율의 기준이 되는 피아노 건반 A4 의 주파수인 440Hz가 어떠한 경로 통해 표준음으로 자리 잡게 됐는지 다양한 기록과 자료를 통해 알려준다.
다양한 전시 활동 중인 김영은 작가는 특정한 소리의 감각적 경험과 역사적 층위가 만나는 지점에 주목한다. 송은미술대상 수상(2017), 국립현대미술관(2020, 과천, 한국), 베른시립미술관(2021, 베른, 스위스)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또한 최근 소리에 관한 연구 경향을 공유하는 강연이 27일(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문래예술공장 3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예술가들의 연구사례 발표와 소리연구의 전문가 초청강연을 통해 소리에 대한 최근의 창작·연구·비평 경향을 공유한다.
1부 예술가들의 연구사례 발표는 △‘표준음 A에 대하여’(김영은 작가) △‘인공와우 사용자와 작곡가의 만남’(이원우 작곡가)이, 2부 전문가 초청 강연은 △‘소리연구: 가지 않은 음악학의 길’(권현석 한양대 음악연구소 연구원) △‘소리 연구와 젠더’(김경화 한양대 음악연구소 부교수)가 이어진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쇼케이스는 동시대의 실험음악과 사운드아트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공개하는 자리”라며 “독창적인 시각으로 소리를 바라보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문화예술의 폭넓은 주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