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위 본격 활동…형제복지원 사건 등 328건 진상규명
정근식 위원장 “마지막 하나의 사건까지 과거의 진실 끝까지 밝히겠다”
우리 현대사 전반의 반민주적·반인권적 사건에 대한 포괄적 과거청산을 목표로 출범한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가 27일 접수된 사건들의 조사 개시를 결정하며 최대 4년으로 보장된 진상규명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날 제8차 전체위원회를 열고 1호 진실규명 신청 건인 형제복지원 사건 등 328건의 사건에 대해 조사개시 결정을 의결했다.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나온 조사개시 결정이다.
이에 따라 12월 위원회 출범 이후 접수된 진상규명 신청사건 3636건(7443명) 중 328건(1330명)에 대해 조사가 시작된다.
조사가 진행될 사건에는 1호 신청 건인 형제복지원 사건 외에도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실미도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 이춘재 사건 용의자 인권침해 사건,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이 포함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르면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은 최초 조사개시 결정일인 27일을 기준으로 시작된다. 조사개시 결정일 이후 3년간 진실규명활동을 하고 필요한 경우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조사개시 결정은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형제복지원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 선감학원 사건 등은 아동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으로 이들은 기존 과거사 정리의 흐름 속에서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으나 한국 사회의 비약적인 인권감수성 발전을 통해 새롭게 조명된 사건들이라는 것이 진실화해위의 부연이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이는 사회로부터 강제로 배제됐던 이들이 스스로 인권을 자각하고 진실규명 촉구 활동에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1기 활동 종료 후 10년 만인 지난 2020년 12월 10일 출범했다. 이는 1기 위원회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미신청·미조사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의 필요성이 학계·시민사회 및 국회 차원에서 꾸준히 제기된 결과다.
1기 진실화해위는 약 4년 2개월간 활동하며 신청된 총 1만 1175건 중 8450건(75%)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기 위원회의 권위주의 정권 시기 조작·은폐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으로 많은 이들이 재심의 기회를 얻었고 특히 1기가 재심을 권고한 79건에 대해서는 전원이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신청 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됐으며 청문회 규정도 신설됐다. 과거사 정리와 관련해서 청문회 규정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범위는 항일 독립운동 해외동포사,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인권침해·조작 의혹 사건, 적대세력 관련 사건, 그밖에 역사적 중요 사건으로 진실화해위가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 등이다.
진실규명 신청 기간은 2022년 12월 9일까지이며 진실화해위원회와 지자체로 우편 또는 방문을 통해 접수가 가능하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최초 조사개시 결정의 의미에 대해 “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는 의미 깊은 순간”이라며 “피해생존자와 유족, 그리고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각계각층의 기대에 화답하는 뜻깊은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또 “마지막 하나의 사건까지 과거의 진실을 끝까지 밝혀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진실화해위원회가 되겠다”고 밝혔다./자료출처=정책브리핑
장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