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의원,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발의
- 장애인 친족 재산 범죄, 형법상 ‘친족상도례’규정 적용 배제 근거 마련
장애인 친족에 의한 수급비 횡령, 명의도용 대출 등 재산 범죄를 예방하고 장애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개정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시병, 재선)은 8일 장애인 대상 재산 범죄에 대하여 형법상의 이른바 ‘친족상도례’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장애인복지법은 ‘경제적 착취’ 행위를 장애인학대로 규정하고, 장애인 학대 관련범죄의 유형으로 형법상 ‘사기와 공갈의 죄’, ‘횡령과 배임의 죄’를 포함하고 있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확인된 장애인 대상 경제적 착취 학대사례는 총 63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족 및 친·인척이 학대 행위자인 경우는 전체의 약 19%에 해당한다.
그러나 장애인을 속여 금품을 갈취하거나 수급비를 횡령하더라도, 가해자가 친족인 경우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매우 어렵다. 이른바 ‘친족상도례’규정으로 알려진 형법상의 규정 때문이다.
형법 제328조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 친척, 동거 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에 발생한 재산 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는 권리행사방해·사기죄·공갈죄·횡령죄·배임죄 등에도 준용된다. 이들 조항을 들어 통칭 ‘친족상도례’규정이라 일컬어진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친족상도례’규정이 사실상 친족 간 재산 범죄의 면책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친족상도례’규정은 1953년 형법의 최초 제정 당시 만들어졌다. 가족 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과도하게 간섭하지 않고, 가족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 규정은 현대사회 대가족의 해체와 가족 내부의 재산다툼이 빈번해진 사회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때문에 최근 ‘친족상도례’규정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되었다. 범행 동기, 죄질, 피해자 의사 등을 고려하지 않고 ‘친족상도례’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당사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주 의원이 발의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학대 행위자가 친족 관계의 장애인을 상대로 사기·공갈, 횡령·배임, 권리행사방해죄를 저지른 경우, 형법상 ‘친족상도례’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족상도례’규정의 위헌 여부를 떠나 친족에 의한 재산 범죄로부터 장애인을 우선 보호해야 할 필요가 크기 때문이다.
김성주 의원은 “장애인의 친족이 장애인연금, 생계급여 등 수급비를 횡령하고, 장애인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명의를 도용해 빚더미에 앉게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가족 간의 일이 아닌 명백한 범죄이며 심각한 장애인 학대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 친족에 의한 재산 범죄에 대해서는 ‘친족상도례’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죄의 경중을 따지고 처벌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김규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