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각되는 신용리스크, 본질은 무엇일까?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는 크게 하락했다. ‘블랙 먼데이(Black Monday)’ 20주년을 맞이한 이날, 美 신용시장 위기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새롭게 부각된 리스크 요인보다는, 투자은행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축에 따른 신용시장 위기가 재부각된 측면이 주된 하락요인으로 판단된다. 물론 90달러에 육박하는 유가수준 또한 심리적인 측면에서 인플레 리스크 및 소비둔화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지정학적 요인에서 촉발된 최근의 유가 상승이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유의 가파른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가솔린 가격 또한 전고점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소비경기 회복 시점을 둔화시킬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파생상품 손실의 여파로 미국 금융섹터의 실적 하향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을 인지한다면, 1)금융업종의 실적둔화세가 08년으로 전이되지 않고 있고 2)새롭게 부각된 리스크 요인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시장은 추가적인 가격조정보다는 기간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지난 금요일 미국 시장 급락으로 재부각된 신용경색 문제는 이달 말(10/31)에 예정된 정책금리 인하압력을 높이고 있다. 9월 FOMC 정책회의를 앞두고 발표된 고용시장 통계가 시장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주된 변수였음을 상기할 때, 이번 신용지표 악화도 지속적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시장이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이달 말로 예정된 FOMC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부가 상승추세로의 복귀 여부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단기적인 투자전략은?
국내 시장 또한 글로벌 시장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수급 상황 개선이 여의치 않은 모습이며, 중국 및 인도 시장 또한 단기 조정 압력이 높은 상황이고, 글로벌리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차이나 모멘텀을 바탕으로 견조한 가격지표가 이어지고 있는 조선, 철강업종에 대한 선호도를 유지하지만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내 추가적인 하락 리스크가 작은 안전자산군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만한 업종은 무엇인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절대 저평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은행업종을 단기적으로 최선호 업종으로 판단한다.
미국시장에서도 애플, TI, MS 등을 비롯한 기술주의 긍정적인 실적발표가 이번 주 예정되어 있으며, 최근 DRAM 가격 상승으로 인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
은행업종의 경우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업종 중에서 유일하게 소폭이나마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변동성 장세의 투자 대안으로 판단된다. 물론 이들 업종의 탄력적인 상승흐름을 기대하기는 힘들며, 타업종 대비 상대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