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호 수질이 지금까지 발표된 환경부의 수질측정망 측정 결과보다 오염이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국가하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약 16개월간에 걸쳐 ‘영산호 수질개선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용역 기간 중 환경부에서 운영중인 수질측정망 측정결과는 화학적산소요구량인 COD가 3급수인 3.1~6.7 ppm을 나타내고 있으나 용역 결과는 영산호 상류지역 일부 구간의 COD가 농업용수 수질기준인 4급수, 8ppm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소의 부영양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양분인 총인(T-P)과 총질소(T-N)의 경우도, 대부분의 지점이 5급수를 초과하고 있으며, 특히 상류 몽탄대교 지역은 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6등급의 수질로 나타났다.
특히, 영산호 어류 생태조사 결과에서는 유해 물질 영향으로 추정되는 기형어 등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주민들의 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장균군은 호소 수질기준인 5000군수/100㎖를 4배 이상 초과한 최대 2만4200군수/100㎖까지 측정돼 물에 피부 접촉 시 설사나 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농림부 등에서는 환경부 수질 측정 결과를 토대로 영산호를 COD 기준으로만 판단해 농업용수 수질기준인 COD 8ppm을 만족함으로 농업용수 사용에는 지장이 없다고 평가하고 수질개선을 위한 투자를 소홀히 해왔다.
이에 따라, 향후 영산강 수질실태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친환경 농업의 육성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용역에서 중점적으로 조사된 영산호 퇴적물의 준설 타당성에 대한 조사 결과는 1981년 영산강에 하구둑이 조성된 후 영산호에는 매년 13㎝씩 퇴적물이 쌓여 현재 모두 5천9백만톤이 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영산호 용적(총 2억5천만톤)이 23%나 감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질개선을 위한 퇴적물 준설 시는 전체 준설을 할 경우, 약 1조 700억원이 소요되고 영산호 하구언 앞 지역 등을 부분 준설을 할 경우에도 36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퇴적물을 준설할 경우 준설 초기에는 어느 정도 수질개선 효과가 있으나 약 2년이 경과한 후부터는 그 효과가 크게 반감되므로 경제적인 타당성이 떨어지며, 준설토 처리과정에서 악취와 해충 발생 등 2차적인 환경문제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이번 용역에서는 영산호를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데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의 부분적인 해수유통을 통해 수질을 개선시키는 방안이 제시됐다.
우선, 현재 운영중인 배수갑문을 조작해 해수를 일부 유통시키거나 향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영산강유역종합치수계획에 따라 추진될 예정인 배수갑문 확장 공사(현 240m →480m)시에 수문의 일부를 개방형으로 변형하는 방안이다.
또, 영산호 내에 저층수 배제시설을 설치해 내부에 쌓여가는 퇴적물을 하구둑 밖으로 배출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아울러, 영산호 관리권이 정부의 여러 부처로 나눠져 있어 효율적인 수질개선 방안이 어려운 실정에 있음에 따라 국무총리실 산하에 범 정부차원의 ‘영산호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 등도 제기됐다.
도는 정부 차원에서 실시한 이번 용역 결과 나타난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중앙부처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림부와 지역 국회의원 등을 상대로 영산호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부분 해수유통’ 방안 추진에 따른 해수유통 방법과 유통량, 유통 범위 등을 정밀 조사해 줄 것과 하구둑의 구조개선 및 저층수 배제시설 설치 등에 따른 사업비를 확보 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키로 했다.
이와 함께, 영산호, 영암호, 금호호 등 총 담수량이 6억 3천만 톤으로써 새만금호의 용량 3억5천만톤의 배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 담수호의 수질과 생태 변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치해 나가기로 했다.
또, 영산호 수질에 대한 보다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영산호 수질측정망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 줄 것과 현재 운영 중인 영산호 환경정화선에 대한 국비지원 방안도 농림부와 환경부를 상대로 적극 협의할 예정이다.
도는 아울러, 범 정부차원의 ‘영산호관리위원회’ 구성을 위해 환경부와 국무조정실,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등을 방문해 그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조속한 구성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도는 조만간 오염된 호수에 해수를 부분적으로 유통시켜 자연적으로 수질개선에 성공한 네덜란드 현지 관계자 등을 초청해 해수유통의 필요성과 방법 등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영산호 수질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대책의 도입에 따른 중앙부처의 이해와 도민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조성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