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경비원, 제도 미비로 주택관리업자들의 인건비 감축 대상”
공동주택 현실에 맞지 않는 포괄적 경비업법, 공동주택 경비원들은 예외로 두어 이들의 특수성을 감안 해야...
박용진 의원이 최근 경비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못 하도록 하는 ‘경비업법 딜레마’로 논란이 된 공동주택 경비원의 업무를 현실화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용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을)은 14일 공동주택 경비원의 업무에 대한 법규정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용진 의원은 “현실에 맞지 않는 법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현장에서 ‘경비업법 딜레마’가 나타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발의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밝힌 ‘경비업법 딜레마’란 공동주택에 해당하는 아파트 경비원은 현행법상 경비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때 공동주택 경비원들이 주민들에게 필요한 택배 관리 및 주차관리 업무 등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말한다.
최근 ‘경비업법 딜레마’ 논란은 경찰청이 각 시ㆍ도 경찰청에 발송한 공문으로 시작됐다.
경찰청이 박용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논란이 된 공문은 지난해 12월 11일 발송됐다. 공문의 주된 취지는 그간 허가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았던 주택관리업자도 경비업무를 수행하려면 경비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공문에 명시된 허가받은 주택관리업자의 경우, 직원이 “경비업무외 업무(청소, 쓰레기 분리수거 등 위험발생 방지업무라고 볼 수 없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논란이 된 것이다.
엉뚱하게 경비원들의 업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경비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졌다.
이 공문을 근거로 최근 47개 동 3,830가구가 거주하는 서울 소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87명의 경비인력을 33명으로 줄이려 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을 일부 줄이기도 해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어쩔 수 없는 감축에 황당하다는 입장이 보도된 바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비업법은 공장ㆍ기업체ㆍ금융기관 등 각종 시설 안전을 위해 배치된 경비원과 함께 호송경비, 신변보호, 기계경비, 특수경비 등 여러 종류의 경비업무가 포괄적으로 해당된다. 여기에 공동주택 경비원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이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그간 있어왔다.
또한 그간 경찰청은 택배업무와 주차단속 업무를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로 보았다. 경비업법 제2조 제1호를 근거로 “택배물품을 소유자가 찾아갈 때까지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업무는 도난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로 보았고, 불법주차 단속에 대해서도 “허가받지 않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등 이로 인한 범죄와 교통사고 발생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주차 단속 업무는 위험 발생 방지하는 업무”라며 경비업무의 일부로 보았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택배업무와 주차단속의 업무도 경비원의 업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경비원들이 불필요하게 많다는 이유로 이들의 고용불안을 부추겼다.
박용진 의원은 “경찰청의 경비업무 외의 단속도 적극적이지는 않았다”라며 “최근 5년동안 2018년 2건(분리수거 제초작업 등 1건, 청소ㆍ제초작업 등 1건), 19년 1건(분리수거ㆍ환경정비 등 1건) 등 총 3건의 단속만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용진 의원은 “사실상 경찰청도 경비업법을 근거로 공동주택의 경비원들을 단속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 본 것이다”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법제도 미비를 빌미로 주택관리업자들의 인건비 감축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특히 요즘같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경비원들의 고용을 흔들어서는 더욱 안 된다”라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용진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공동주택 경비업무에 필요한 사항들을 사전에 협의해 이를 명시토록 하는 법안”이라며 “경비원이 더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바라는 마음도 법안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안법률안에는 박용진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이광재, 정일영, 박성준, 김경만, 주철현, 윤미향, 김용민, 기동민, 김영호, 이성만, 권인숙 공동발의 했다.
장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