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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송수남 '花淵-또 하나의 寫意展'

등록일 2007년10월08일 00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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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송수남 '花淵-또 하나의 寫意展'
花淵 3 72.7x60cm, Acrylic on Canvas, 2007
 
 
 
花淵 8 60.0x50cm, Acrylic on Canvas, 2007
 
 
 
작가 남천 송수남 개인전 '花淵(화연) _ 또 하나의 寫意(사의)'가 더 갤러리에서 2007년 10월 11일 ~ 10월 31일까지 열린다.

南天이 꽃을 그린다. 붉고 가득한, 푸르고 깊은 꽃을 그린다.

호방한 꽃들이 화면가득 자유롭게 방사되어 한 덩어리가 되기도 하고, 즐겁고 달콤한 이야기가 있는 유희가 되기도 한다. 꽃은 꽃이되 그저 꽃이 아닌 공력 있는 화가의 또 다른 재기를 넘치게 보여주고 있다.

아크릴로 그린 꽃그림. 수묵을 벗어버린 남천의 꽃그림에 나는 새삼 놀라고 싶지 않다. 그에게 재료는 이미 무의미했다. 먼 과거 그는 서양화라는 전공을 버리고 ‘동양화’라는 단어가 보편적일 무렵 ‘한국화’라는 단어로 전시를 갖으며 이 땅에 ‘수묵화 운동’을 대차게 벌인 바 있음은 이제 이 분야의 교과서처럼 익숙한 이야기다. 수묵으로 문리(文理)가 트인 그는 이미 수많은 틀을 스스로 벗어나며 다양한 재료와 소재로 예술가적 감성과 뜻을 넓게 펼친 바 있다. 묵빛 가득한 화면으로 수묵의 정신성에 깊이 뿌리를 두고 새로운 수묵화의 길을 모색하고 실험했다면, 끌과 붓 등의 오브제를 이용한 해학미 넘치는 입체 조형물로 작가적 유희와 손끝이 보이는 감각을 드러냈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아크릴이라는 재료로 속도감 있게 꽃들을 방사한다. 남천과 수묵을 동일한 단어로 여겼던 이들이 보기엔 무척이나 이질적인 이 재료가 오히려 그의 손을 닿으니 생경하고 날 냄새나는 것이 아닌 다른 빛을 띠어 버린다. 재료나 물성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유롭게 운용하기에 가능한 것이며, 바로 30년 화사(畵史)라는 공력을 갖춘 남천의 힘이다. 더구나 그가 이렇게 그린 꽃그림들은 언젠가 그의 화기(畵記)를 정리할 때 즘이면 그저 남천식 또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여 질 것이므로 나는 그의 꽃들이 반갑기만 하다.

닮게 그리던 닮게 그리지 않던 그것은 물성의 거죽을 담아내는 작업이 아닌, 사의적인 그림, 뜻그림이다. 남천의 수묵추상도 그러한 맥락이었고, 요즘 담아내고 있는 꽃들의 작업도 이와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나는 그래서 그의 꽃에 주목하며 남천의 꽃을 화연(花淵)이라 부르려 한다.

남천의 꽃들은 마음, 즉 심연(深淵)을 담고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아름다운 꽃의 형태와 색감을 그대로 가져오기도 하고, 때로는 형태를 과감하게 파괴하여 호방하고 자유로운 붓질로 본연의 아름다움을 남천식으로 재해석하기도 한다. 아니 그저 즐기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 그의 자유로운 꽃들은 대부분은 남천의 감성이나 상념에 맞닿아 있고 그렇게 자신의 맘 같은 꽃을, 보기에 즐거운 마음을 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 마음이 꽃으로 化해서 드러나는 이야기들이 참 아름답다.

남천이 그리면 꽃도 그저 꽃이 아닌 이유는 바로 그가 늘 말하는 사의(寫意)에 있으니, 사의는 문자 그대로 뜻을(意) 그린다(寫)는 말이다. 뜻그림이라 해서 남천이 모양(형사形似-모양을 닮게 그림)를 버린 적은 없다. 그는 옛 문헌을 빌어 ‘형사’가 제외되면 자칫 보편성과 상식을 잃고, ‘사의’가 없으면 예술에서의 영원성과 깊이를 잃기 때문에 형사, 사의의 궁극적 조화를 중시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꽃그림을 그리는 요즘 그는 굳이 이러한 이야길 하지 않는다. 그저 ‘꽃이 좋아 그렸노라.’ 그저 ‘그리며 즐거웠노라.’고만 말한다. 농익다 못해 天命같은 그리기를 오래한 노화가 다운 명제다. 내가 굳이 어렵고 촌스럽게 옛말을 빌어 설명하려 들었으나 결국 담박한 남천의 말이 오히려 진정성에 가깝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형사와 사의를 모두 넘어 버린 남천이다. 꽃을 그리되 그 모양만을 본떠 그린 것도 아니요, 그 뜻만을 가져와 누구도 알 수 없는 혼자만의 꽃을 그린 것도 아닌, 이제 더 이상 어떠한 개념이나 사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기를 즐기는 남천.

그래서 화연(花淵)이다. 꽃은 꽃이되, 깊은 꽃. 깊은 꽃과 같은 마음. 깊은 마음을 꽃으로 담아낸 것. 아니 그저 노닌 것. 남천이 말하고자 하는 정신, 즐거운 마음을 담은 꽃, 화연. 그리고 오늘 남천의 花淵을 바라보며 그의 마음과 그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더듬어본다. 

더갤러리 02-3142-5558
화요일~일요일 (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11시~오후 7시


문화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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