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공공기관에서 실시한 인터넷 전자 입찰에서 예정 시각보다 2분 먼저 마감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수십 억 원의 보금증을 내고도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피해자가 이 기관을 상대로 입찰 무효를 주장하는 등 문제가 확산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은행과 주요지역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시각 동기가 되지 않을 경우 죄가 없는 사람이 알리바이를 제시하지 못해 범인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에 각 은행 등 산업체나 공공기관에서는 보안 및 품질시스템 평가 항목으로 시각 동기 문제를 필수 평가 요건으로 삼고 있다.

이외에도 도로의 카메라에 촬영된 교통사고 기록시간이 사건의 과실 판단에 중요한 요인 작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표준시의 활용 분야도 ▲인터넷 금융 ▲전자상거래, 전자경매 ▲인터넷 서버의 보안 기능 강화 ▲법적인 시점, 즉 사건의 정확한 발생시각에 대한 자료 ▲과학적, 역사적 중요사건의 발생시각의 기록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잘못된 시각동기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정광화)이 나섰다. 표준연은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의 시각을 대한민국 표준시에 일치시키는 ‘표준시각 맞추기’ 프로그램(UTCk3.1)을 개발해 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시간표준을 유지해야 한다. 표준연은 5대의 세슘원자시계와 4 대의 수소메이저를 사용해 대한민국 표준시를 생성, 유지, 보급하고 있다. 생성된 표준시는 인공위성을 통해 다른 나라에 있는 원자시계와 서로 시간을 비교한다. 이를 통해 표준연은 세계 협정시(UTC)생성에 참여하고, 또한 대한민국 표준시를 세계협정시와 정확하게 일치하도록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표준시가 궁금하다면 표준연 홈페이지(www.kriss.re.kr)에 방문하면 된다. ‘10조분의 1초’의 정확도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정확한 시간을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다른 나라 주요 도시의 표준시도 알 수 있다.

표준연 관계자는 “최근 전자상거래나 전자경매 등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면서 표준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한 표준시가 최근 발생하고 있는 보안문제나 전자 상거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표준연은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높은 수준의 신뢰도 및 안정도, 정확도를 가진 표준시를 보급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참고자료

세슘원자시계 : 세슘원자를 이용하여 10-13초 수준의 정확도를 유지하는 시간주파수 표준기이다. 1967년 이전에는 지구의 자전이나 공전 등 지구의 주기적인 움직임을 기준으로 시간의 표준을 정했다가 1967년에 매우 규칙적인 세슘원자의 복사선을 이용해 시간의 표준을 정하고 있다. 원자시계의 시간은 위성을 통해 세계 각국의 원자시계들과 상호 비교하며 가중 평균을 취해 국제도량형국에서 세계 협정시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