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월 1일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54년이 되는 날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 주둔 미군에게 다양한 특혜와 치외법권을 허용하는 기본 조약으로서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상징으로 지탄 받아온 지 오래다.

미군이 이 땅에 주둔한 이래 무수한 미군 범죄와 그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였지만 제대로 된 처벌과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바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이를 근거로 제정된 한미주둔미군지위협정(한미SOFA) 때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욱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미국이 강요한 이른바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의해 주둔 미군의 역할이 변경되는 등 심각한 조약위반 사례가 발생하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미군 범죄 피해자들의 원성의 대상이자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휘둘리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더 이상 존립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민주노동당은 한-미 양국 관계를 호혜 평등한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폐지가 불가피함을 거듭 주장하여 왔다.

한미 관계는 냉전시대의 잔재이자 불평등의 오명이 덧씌워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제를 극복하고 호혜 평등한 관계로 발전하여야 한다. 이후 한미 관계는 한반도 범위를 넘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 군사동맹 체제가 아닌 우호협력조약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는 남북관계의 진전뿐 아니라 한미관계의 전환이 수반될 때 가능하다.

내일부터 사흘 동안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남북의 역할과 공동 노력을 확약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한미 양국이 냉전의 잔재이자 불평등했던 과거 역사를 청산하는 문제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폐지가 바로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