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백홍열)은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본격적인 우주인 훈련을 받고 있는 한국 우주인 후보 고산 씨의 우주인 훈련일기(3편)을 공개했다.
한국우주인후보 우주 훈련일기(3편)
러시아어 수업과 체력 훈련, Expedition 15 우주인 환송
외국어 수업은 기술적 협력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과정--
가가린 센터에서 나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요즘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러시아어 수업을 따라가려면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어 수업은 모든 우주인들이 반드시 이수해야만 하는 과목이다. 이는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과 구 소련의 소유즈 우주선이 우주에서 도킹한 1975년의 소유즈-아폴로 프로젝트 이래로 모든 국제협력 유인 우주개발 프로그램에서 강조되어 온 부분이다.
우리 한국의 우주인을 포함한 미국과 유럽의 우주인들은 러시아어를 배워야 하는 대신, 러시아의 우주인들은 영어 수업을 들어야 한다. 따라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머물게 되는 우주인들은 최소한 2가지 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셈이다.
한정된 공간에 고립된 상태로 함께 생활하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우주인들에게는 의사 소통은 물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상대방의 언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외국어 수업은 광범위한 국제적 협력에 기반해 진행되는 현대의 유인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있어서 모든 기술적 협력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과정 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언어를 알게 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익히고 발견해 나가는 것 자체가 내게는 매우 큰 기쁨이다. 러시아어 수업이 쉽지는 않지만, 매일 매일의 수업이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그 동안의 수업을 통해 제한적인 내용이나마 러시아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게 되면서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느낌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신선함이다.
일주일에 3번,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영 등의 체력훈련
오후 4시 에 러시아어 수업이 끝나면 일주일에 3번은 체육관으로 이동해 체력 훈련을 받는다. 보통 체력 훈련은 1시간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1시간의 수영으로 이루어 진다.
우리의 트레이너인 ‘이고르’ 코치는 이곳에서만 27년을 근무하였으며, 그 동안 20명의 우주인을 배출하였다. 현재 그는 2008년 4월에 함께 비행하게 될 한국 우주인 후보들과 러시아 우주인들의 트레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여러 가지 체력 테스트를 받고 있는데, 훈련이진행되면서 체력이 얼마나 향상 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비교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800m 수영을 제외하고 모든 과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5점을 받았으니 체력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이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훈련을 계속 한다면, 1년 후에는 우주 비행을 위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월의 비행 15번째 임무 - 공식 명칭 Expedition 15
3월 27일에는 올해 4월 7일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발사되는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인들이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선 발사기지로 떠났다. 그들은 그 곳에서 약 10일간 머무르며 건강 상태를 최종 점검한 후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다.
국제우주정거장 - 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 에는 2000년 11월 2일 두 명의 러시아 우주인과 한 명의 미국 우주인이 거주를 시작한 이후로 6개월 정도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인원을 교체해 가며 2-3명의 우주인이 상주하고 있다. 우주인들은 우주에 머무르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의 유지, 확장, 우주 실험 등의 우주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번 4월의 비행은 15번째 임무 - 공식 명칭 Expedition 15 - 의 일환이다.
대한민국의 우주인은 Expedition 17 의 일환으로 내년 4월 발사 예정인 소유즈 우주선에 두 명의 러시아 우주인과 함께 탑승하게 될 예정이다. 떠나는 사람들을 보며 정확히 1년 후에는 한국의 우주인이 그 자리에 서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소유즈 우주선은 1967년과 1971년 두 번의 문제발생을 제외하고는 그 동안 사고가 난 적이 없는 안전한 우주선이지만, 떠나는 이들의 표정 속엔 어떤 종류의 결연함이 엿보였다. 그들의 비행이 어떤 위험도 비껴 나갈 수 있기를, 그리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 할 수 있기를, 마치 내 자신이 이번 비행에 나서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간절하게 기원해 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989년 설립된 국가 항공우주 전문연구기관이다. 주요 연구개발은 크게 첨단 항공기 개발, 인공위성 개발, 우주발사체 개발로 나뉘며, 국가의 법적위임을 받아 항공기 및 우주기기의 품질인증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첨단 항공기 개발에는 스마트 무인기 개발사업과 한국형 헬리콥터 개발사업이 있고, 인공위성 분야는 다목적 실용위성 2호의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현재 다목적 실용위성 3호와 5호, 그리고 통신해양기상위성의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우주발사체 분야는 2007년 발사를 목표로 한 100kg급 저궤도 소형위성 발사체인 KSLV-Ⅰ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2007년 완공을 목표로 우주센터의 건설를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건설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최초 우주인 배출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2008년 4월경 국제우주정장에 보내 우주과학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합일보/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