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변에 서식하는 홍조 해조류인 ‘개도박(Grateloupia lanceolata)’이 열대우림에 비해 무려 5배 이상의 CO2(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대 해조류학회 정익교 교수는 29일 해양부 브리핑룸에서 ‘해조류를 이용한 온실가스 흡수연구’의 중간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해조류가 향후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각종 지표를 활용해 CO2 제거효율이 높은 종을 선별한 결과 대형해조류 중 홍조류인 ‘개도박’의 CO2 흡수량은 1초에 1평방 미터당 150㎍(150㎍/㎡·s)의 값을 보여 열대우림의 31.7㎍/㎡·s과 비교해 약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해조류숲(켈프숲)의 CO2 흡수량도 열대우림보다 높고, 온대숲보다는 25% 높은 값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또 “해조류를 이용한 국내 연안역의 최대 CO2 저감 잠재량은 연간 147만∼300만톤 가량으로 이 중 해조류에 의해 생성되는 CO2 함유 난분해성 용존유기물(DOM, Dissolved Organic Matter)이 76만~228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전체 의무 감축량에 비하면 작은 값이지만,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기후변화협약의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통해 증가시킬 수도 있으므로 그 잠재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조류에 의해 생성된 CO2 함유 DOM은 해조류가 죽더라도 CO2를 다시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교수는 이어 동·서·남해안과 제주 연안 해역의 27개 지점에 대한 해조류 종 조성 및 생물량의 정량 분석을 통해 우점종 개체군 판별과 CO2 흡수율의 정량적 평가 자료와 계절에 따른 변동 양상 파악 등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국내 해조류 양식장 인공 생태계에서 각종 CO2 제거량과 효율성 평가를 실시해 이들의 CO2 제거량 산정을 위한 기본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표들은 앞으로 CDM 사업에서 과학적인 기초 자료와 모니터링 방법론 개발에 이용될 예정이다.
정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생물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저감은 광합성이 가능한 모든 생물이 후보가 될 수 있고, 특히 육상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해양의 경우 그 잠재성이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조류 활용한 CO2 흡수 사업은 해양생물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되는 미개척 분야로, 해조류 재배기술과 생산량에서 세계 제4위 수준을 보유한 국내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CDM 사업과정을 통해 해조 생물량을 이용한 신재생 바이오에너지의 개발도 가능해 관련 해양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조류를 이용한 온실가스 저감연구’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의 다양화를 위해 해양부가 지난해부터 2012년까지 약 90억원을 들여 정부의 기후변화협약 대응 3차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