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손 씨는 이 날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그동안 내가 지니고 있던 모든 가능성과 기득권을 버리기로 결심했다"며 " 한나라당을 위해 순교하기 보다는 국민을 위한 순교를 선택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같은 손 씨의 탈당은 무엇보다도 좀 처럼 회복 되지 않는 지지율과 구 시대적 당내 정치 행태에 대한 실망감, 끈질긴 여권 세력의 구애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대세다.
40% 대의 이명박 전 서울 시장과 20%대의 박근혜 전 대표와의 한계를 절감 해 대선 경쟁력은 고사하고 당내 경선에서도 승리 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도를 통한 차기를 꿈 꾸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해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이미 제기되어 왔었다.
탈당 결정을 앞 둔 낙산사 칩거 중에도 한나라당 내 중도 개혁을 표방하는 자신에게 진보,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들이 모종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 하였으나 줄서기등 이들의 구태의연한 행동에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동안 한나라당 소속이면서도 범 여권 대선 주자 여론 지지도 1위를 달려온 손 씨로서는 고 건씨의 대선 포기 선언으로 확실한 대선 주자가 없는 여권의 계속된 '구애'가 결정적인 작용을 한것으로 보인다.
그는 탈당 선언에서 "이 정권의 실정과 국민의 마음을 찢어놓은 데 대해 분명히 사죄한 가운데 지금의 여권과 한나라당에서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과 세력들이 크게 새로운 이념적, 정책적 좌표를 설정해서 같이 모여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씨의 이같은 입장 표명과는 달리 지금까지 경선 불참/불복 또는 탈당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없어 손씨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매번 대선에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유력 대선주자들의 탈당도 심심찮게 벌어진다"면서 "배신과 화해로 점철된 한국 정치사의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지만 성공한 사례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