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엔 연꽃이, 순천만엔 갈대가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 습지 생태계가 기후변화와 자연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꾸준히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데 참나무 숲이 소나무 숲보다 효과적임을 확인해 이를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 생태계 관리 방안을 모색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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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굴참나무숲(왼쪽)과 소나무숲(오른쪽) 전경. |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 2011년 실시한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4분야(담수, 연안, 육상, 동물)로 구분해 진행하고 있으며 생태 전문가 300여명이 참여해 자연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조사 결과, 담수 생태계인 우포늪의 연꽃 군락 면적은 2011년 3만1501㎡로 2009년(1만7003㎡) 대비 무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꽃은 자연습지에서 수생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킬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갯벌 생태계인 순천만에서는 원 형태로 형성되는 갈대 군락의 직경이 매년 약 1.5m 정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갈대군락의 종조성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갯벌높이에 따른 갈대와 모새달의 생장밀도를 비교한 결과, 갯벌높이가 높은 실험구에서 모새달의 밀도가 높아 해수면 변화로 서식처 퇴적이 증가하면 모새달의 침투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과학원은 월악산에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30년생 이상의 굴참나무 숲과 소나무 숲의 탄소 저장량, 흡수량, 배출량을 각각 조사했다. 그 결과, 저장된 탄소량은 굴참나무 숲(198ton C/ha/년)이 소나무 숲(109ton C/ha/년)보다 평균 약 1.8배 더 많았다.
탄소의 총 흡수량은 굴참나무 숲(6.7ton C/ha/년)이 소나무 숲(2.6 ton C/ha/년)보다 2.5배 이상 높았다. 배출량은 굴참나무 숲(5.5ton C/ha/년)이 소나무 숲(3.4ton C/ha/년)보다 1.6배 높으느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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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2급 작은관코박쥐(Murina aurata ussuriensis). |
이와 함께 약 80년 만에 충북 제천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작은관코박쥐’의 서식을 확인되는 등 야생동물의 생존도 환경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에 확인된 작은관코박쥐는 총 3개체(수컷 2, 암컷 1)로 1931년 한반도에 서식한다는 기록이 있었을 뿐 이외 남한에서의 기록은 전무후무한 상황이었다.
기상변동과 까치 번식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산란 전 기후조건과 까치의 번식이 높은 상관성을 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란 전 90일간 영하로 내려간 기간이 길수록 알의 개수가 감소했고, 산란 전 30일간 강수량이 많아질수록 번식 성공률이 증가했다.
이외에도 월악산에서 실시한 양서류 및 파충류의 모니터링 결과, 개체 수가 서식지와 기상 조건에 따라 반응해 생활방식이 비슷한 생물도 지구 온난화에 따라 받는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밝혀냈다.
계곡에 사는 계곡산개구리는 비가 적은 해에 많이 출현했으나 물웅덩이에 사는 무당개구리는 비가 많은 해에 많이 출현했다. 또 누룩뱀과 같이 파충류는 겨울 동안의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이 나타나 양서·파충류가 다른 생물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변화를 감시하기에 적합한 종임을 알 수 있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향후 육상, 담수, 연안, 동물생태를 모두 아우르는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기후변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장기적인 변화를 예측하고, 국토환경 보전을 위한 생태계 관리방안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