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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대한 집착 버려야…자책감, 우울감, 무기력감 초래

등록일 2011년11월26일 00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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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대한 집착 버려야…자책감, 우울감, 무기력감 초래

근무 중, 툭 하면 졸아 직장 동료들에게 놀림을 받는 이서희(29)씨, 요새 잠을 제대로 못 자 항상 피곤하다. 매일 꿈을 꾸고 잠귀도 밝아 중간 중간에 식구들이 움직이는 작은 소리에도 잘 깨 깊은 잠을 자본지도 며칠 된 것 같다. 어느 날, 식구들에게 잠을 못 자서 너무 피곤하다고 불평하니 잘 자더니 무슨 소리냐며 의아해했다.

이 씨처럼 자신은 잠을 하나도 못 잔 것 같은데 주변에서 잘 잔다는 소리를 들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수면은 얕은 수면, 깊은 수면, 얕은 수면, 꿈수면(렘수면)이라는 90분 정도의 주기가 계속 이어지는 패턴을 보이는데, 사람이 총 6~7시간을 잔다고 간주하면 이런 주기를 4~5회 정도 갖게 되는 것이다. 잠을 못 잤다고 얘기하는 사람들 중 자신이 기억하는 단편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잠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수면 중, 식구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던 얕은 수면 단계에서의 기억과 꿈 수면 중 꿈을 꾼 기억을 포함한 몇 가지 기억만 가지고 못 잤다며 결론지어버린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고 나서도 못 잤다고 스스로를 타박하거나 질책하면서 잠 못 이룬 고통을 호소한다. 특히 꿈 때문에 잠을 못 잤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몽사몽의 상태 혹은 꿈을 꾸는 단계의 수면을 잠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이다. 꿈을 꿨다는 것은 잠을 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꿈을 기억한다는 이유만으로 잠을 잤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해버린다.

이렇게 본인의 수면 시간을 심리적으로 축소시키면 잠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좋지 못한 습관이 생긴다. 자책감이나 우울감, 무기력감을 만들기도 하고 잠들기 직전, 자꾸 잠을 자려고 억지를 부리는 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며칠 동안 계속 잠을 못 잤으니까 오늘은 꼭 자야지’라는 강한 압박은 잠들기 직전에 심한 긴장상태를 만들어낸다. 이는 잘 못 하는 것을 잘하려고 애쓰는 것이기 때문에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 긴장을 만들어 낸다. 일단은 수면에 대해서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선이다.

잠들려고 애쓰기 보다는 눈을 감고 누워서 하루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잡생각을 즐기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잠이 오지 않아도 눈만 감고 있는 가수면 만으로도 충분히 피로를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누워 있어 보자. 실제로 낮 동안의 짧은 시간을 이용하는 가수면은 눈을 쉬게 하고 신체의 피로함을 해소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이런 가수면은 명상 상태가 만들어 내는 마음의 휴식과 안정을 줄 수 있다.

불면증 전문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실제로 잠이 들면 기억을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 오랫동안 잠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면 잠이 든 것도 기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특히 불면증을 오래 앓은 사람들을 살펴보면 스스로의 수면에 대해서 심할 정도로 불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런 오류를 먼저 인지하고 스스로 판단하기 전, 실제로 어느 정도 수면을 취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마음의 여유가 생겨 수면을 좋은 쪽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불면증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가수면을 적극 권유하는 것도 가수면을 통해 마음이 훨씬 편해지고 긴장도 풀어지게 되면서 하루 이틀 여유를 찾아가면 잠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어 수면의 질이나 양도 조금씩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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