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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만의 귀환…외규장각 의궤 성대한 환영식

등록일 2011년06월13일 00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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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만의 귀환…외규장각 의궤 성대한 환영식

강화도·경복궁서 이봉행렬 재현·축하공연 등 이어져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가 145년 만에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행사가 11일 강화도와 경복궁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인천 강화군 강화읍 일대에서 오전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열린 ‘외규장각 도서 환수 기념행사’ 에는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안덕수 강화군수, 유호룡 강화군의장, 이경재 국회의원과 지역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또한 1866년 병인양요 당시 외규장각 의궤를 지키지 못하고 약탈당한 것을 분하게 여겨 강화도에서 자결한 이시원, 이지원 형제의 후손인 이형주 선생이 함께했다.

환영행사는 강화산성 남문에서 고려궁지 외규장각까지 이르는 이봉행렬로 시작됐다.
 
11일 오전 강화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린 가운데 이봉행렬이 강화산성 남문을 지나 병인양요 당시 이들 도서가 보관돼 있던 외규장각 터를 향하고 있다.
 
이날 강화 주민, 군인, 학생 등으로 구성된 행렬단 500여명이 기수대, 취타대 등 각 역할을 맡아 이봉행렬을 재현했다.

행렬은 1783년 규장각에서 어람용 의궤를 비롯한 도서를 외규장각으로 옮기는 과정을 기록한 ‘내각일력’의 내용을 재현했다.

강화유수 역할을 맡은 안덕수 강화군수가 행렬과 함께 외규장각에 돌아온 의궤를 봉안하고 4차례 절한 뒤 강화향교 주관으로 고유제가 이어졌다.

고유제는 국가나 마을 또는
집안에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 하늘과 땅의 신, 사당에 알리는 제사를 말한다.
 
11일 오전 강화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린 가운데 145년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가 놓여있다.
11일 오전 강화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린 가운데 145년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가 놓여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한은열 강화군청 문화예술과 과장은 “우리 선조의 혼이 담겨진 외규장각 의궤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것에 대해 강화군민과 더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며 “이번 환영행사를 통해 우리 문화재를 더욱 아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밝혔다.
 
고유제가 끝난 후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을 환영하는 축사와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축사를 통해 “145년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귀환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며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일본 30권에 대해서는
금년 내로 온라인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며 문화재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와 자료 개발 등도 추진할 것” 이라고 밝혔다.

11일 오전에 열린 강화도 ‘외규장각 도서 환수 기념행사’에 이어 11일 오후 4시 20분부터 5시 35분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에서는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대회’가 성대하게 열렸다.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다.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날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대회’에는 한복차림의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외규장각 도서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재불 서지학자인 박병선 박사, 이들 도서의 한국 반환을 주장한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장관, 뱅상 베르제 파리7대학 총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
우리의 국력과 대한민국 국민의 열정에 의해 돌아오게 됐음을 깨닫고 국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면서 “빼앗긴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에 오늘이 시발점이 되어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데 함께 노력하자” 고 말했다.

환영대회는 세종로에서 근정전까지 이르는 이봉행렬로 시작해 근정전 앞에서의 고유제와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린 가운데 이봉행렬이 근정전으로 들어오고 있다.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린 가운데 이봉행렬이 근정전으로 들어오고 있다.
  
중요한 의물을 봉안한 가마를 모시는 행렬을 말하는 이봉행렬은 이날 오후 4시 20분 의궤 영인본 한 권을 넣은 가마를 중심으로 취타대와 호위무사, 의장대, 문무백관, 기마대 등 500여 명이 길게 늘어서 세종로부터 경복궁 근정전까지 진행됐다.

광화문 안쪽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놀이패가 탈춤과 풍물놀이, 밀양백중놀이 등 전통연희를 벌이며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과 함께 의궤의 귀환을 환영했다.

의궤가 광화문과 흥례문을 거쳐 근정전 앞마당에 안치되자 장중한 아악인 수제천의 연주와 화려한 오방북춤이 펼쳐졌다.

환영 축제마당이 끝난 뒤 의궤의 귀환을 알리는 고유제가 열렸다.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에 헌관으로 참석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고유제에서 헌작하고 있다.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에 헌관으로 참석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고유제에서 헌작하고 있다.

의궤를 가마에서 꺼내 근정전 앞에 설치된 단상 의궤상에 봉안하자 헌관으로 참석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번 절을 올리는 국궁사배와 삼상향을 하고 폐백을 드리고 잔을 올리며 예를 갖췄다.

고유문 낭독과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의궤 반환 추진경과 대국민 보고와
헌관과 집사가 절을 4번 올리는 국궁사배, 고유제 종료와 함께 제관들이 퇴장하는 예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고유제에 이어 축하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뱃놀이 모습을 표현한 선유락, 학무와 연화대무, 처용무를 함께 추는 학연화대처용무합설, 그리고
국립무용단의 북의 대합주가 선보였다.
 
한국인의 맥박소리를 북소리에 표현한 ‘북의 대합주’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국인의 맥박소리를 북소리에 표현한 ‘북의 대합주’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1985년 광복 40주년에 초연된 북의 대합주는 조선 팔도의 북춤과 춤가락을 모아 만든 작품으로 한국인의 맥박소리를 북소리에 표현한 당대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축하공연이 끝난 뒤 의궤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의미로 고유제를 마친 의궤를 다시 가마에 모시는 모습이 시연됐다.

이날 환영행사에 참석한 이시원 형제의 후손 이형주 선생은 “행사를 보는 내내 감개무량했다” 면서 “오늘의 감격스런 기쁨을 잊지 못할 것이며 아직도 찾지 못한 우리의 문화재들도 고국으로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 고 말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 달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62일간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을 열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김형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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