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쌀은 관세철폐 대상서 제외
민감품목도 현행유지…보완대책 정식서명 후 발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철폐 대상에서 쌀은 제외됐다. 또 고추, 마늘, 양파, 대두, 보리, 감자, 인삼, 제주산 감귤, 흑설탕 등 9개 민감품목에 대한 현행관세도 그대로 유지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5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EU FTA 협정문에 대해 가서명했다면서, 농수산물 분야 주요 협정내용을 공개했다.
최종합의안에 농림수산물 분야는 양허제외, 현행관세 유지, 관세 존속 기간 장기화 등 예외적 취급을 확보했고, 즉시철폐 대상은 교역비중이 적은 품목이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 중에서 선별했다.
농산물 양허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총 1449개 농산물 품목(HSK 기준) 중 쌀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키로 했으며, 고추(270%), 마늘(360%), 양파(135%), 대두(487%), 보리(324~299.7%), 감자(304%), 인삼(754%~222.8%), 제주산 감귤(온주 밀감)(144%), 흑설탕(40%) 9개 품목은 현행관세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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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에 따른 관세철폐 대상에 쌀은 포함돼 있지 않다.<사진=농림부 블로그> |
냉동삼겹살(25%), 사과(45%), 배(45%), 쇠고기(40%), 맨더린(감귤류)(144%) 등 458개 품목은 관세 존속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장기화했으며, 분유(176~36%)는 현행관세를 유지하고 치즈(36%) 등 일부 낙농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10년 이상에 걸쳐 폐지하면서 무관세 물량(TRQ)을 배정키로 했다.
특히 오렌지(50%), 포도(45%) 등에 대해서는 같은 북반구 국가로서 생산·유통 기간이 비슷한 점을 감안, 우리의 성출하기에는 현행관세를 유지하거나 관세를 장기간 완만하게 감축키로 하는데 합의했다.
우리가 7년 이내에 관세를 폐지하는 농산물 품목은 966개(HSK 기준 : 품목비중 65.9%)이며, 이 가운데 스카치위스키(20%), 꼬냑(15%), 마가린(8%), 커피(8%), 초코렛(8%), 밀가루(4.2%) 등은 3~5년간 균등하게 관세가 감축되고, 홍차(40%), 커피원두(2%), 포도쥬스(45%) 등은 관세가 즉시 폐지된다.
보리(맥주맥 513%)·맥아(269%)), 감자전분(455%), 변성전분(385.7%), 냉장 돼지고기(22.5%), 사과(45%), 인삼(754.3%), 쇠고기(40%), 발효주정(270%)에는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설정해 수입량이 급증하는 경우, 관세를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EU는 대부분의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5년 이내에 폐지하기로 했다. 대(對) EU 주요 수출품목인 라면(6.4%+24.6/100kg,€), 면류(6.4%+9.7/100kg,€), 비스켓(9%), 간장(7.7%), 난초(6.5%), 음료(9.6%) 등에 대해 EU측은 관세를 즉시 폐지하기로 했다.
또 수산물 분야에서는 냉동 오징어(24%), 냉동 민어(57%), 냉동 명태(30%)에 대해서 현행 관세를 유지키로 했으며, 냉동 고등어(12년, 10%), 냉동볼락(10%) 등은 관세 양허기간을 10년(20%) 이상, 골뱅이는 5년에 걸쳐 관세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EU는 우리의 주 수출 품목인 다랑어류(22~20%), 오징어(6%), 조제 수산물(22%)에 대한 관세를 3년 이내에 폐지하도록 합의했다.
임산물의 경우, 우리는 목재류 227개 품목(12~8%)에 대해서는 5~7년간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으며, 밤(219.4%), 잣(566.8%), 대추(611.5%) 등 주요 임산물에 대해서는 15년 이내에 관세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EU는 합판 등 목재류 41개 품목(10~6%)은 3년간 폐지하고 나머지 임산물에 대해서는 관세를 즉시 폐지키로 했다.
■ 농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
농촌경제연구원(KREI)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최종 협상결과가 농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농수산업 생산 감소액이 매년 조끔씩 커져서 15년차에는 2481억~3172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발효 15년차에 관세가 완전철폐 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농산물 생산감소액은 2369억~306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농산물 생산감소액 중 돼지고기, 낙농품, 양돈, 쇠고기 등 축산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94%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산물의 경우 생산감소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112억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7월14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축산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산자 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한·EU FTA 대책 T/F(팀장 제2차관)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공동으로 보완대책을 마련해왔다.
국내 양돈·낙농·양계·한육우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경쟁력제고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생산자단체, 품목별연구회 등에서 제시된 정책과제를 중심으로 9차례 T/F 대책반 실무협의회, 6차례 낙농대책 실무회의 및 전문가 자문 회의를 개최해 보완대책(안)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한·EU FTA 발효에 대비하기 위해 시급하게 시행이 필요한 사업 예산 958억원을 2010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보완대책에 따르면, 양돈은 축사시설 현대화, 돼지 소모성질환 근절, 무병·우수종돈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네덜란드나 덴마크 수준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돼지열병 청정화로 돼지고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돼지열병 항원·항체검사 확대, 농가별 고유번호 부여 및 고유번호 문신 의무화를 통해 방역에 대한 농가의 관심을 높이고, 야생 멧돼지 예찰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낙농산업의 장기적인 수급안정 기반구축을 위해 전국 쿼타제를 도입하고 국산유제품에 대한 안정적 내수기반 확대를 위해 신규 유제품 개발, 학교우유급식 확대, 낙농체험 관광사업 및 목장형 유가공사업을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양계는 2kg 이상의 대형닭 생산 확대 및 폐사율 감축을 통한 생산비 절감을 위해 종계장·부화장의 난계대 전염병(가금티푸스, 추백리 등) 및 뉴켓슬병을 조기에 근절하고, 닭고기 수출 확대를 위해 도계장·가공장의 위생수준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육우는 생산비 및 유통비를 절감을 위해 지난해에 수립한 한우산업발전대책 및 육우산업발전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육우고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육우 명칭을 바꾸는 등 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축산분야 경쟁력제고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입 증가로 피해를보는 품목에 대해서는 피해보전 직불금 및 폐업 보상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오는 12월말까지 한·EU FTA 대책T/F 회의를 개최해 기존에 마련한 경쟁력 제고 대책에 대한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해, 생산자단체·전문가 등과 공동으로 ‘한·EU FTA 보완대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렇게 마무리된 보완대책은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확정되고, 2010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는 한·EU FTA 협정문 정식 서명 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