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의 진화…세계인 입맛 당긴다
농식품부 블로거가 본 떡볶이 세계화 전략
‘우리의 떡볶이도 일본의 초밥처럼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은 위와 같은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 거릴 것입니다. 그동안 떡볶이는 ‘길거리에서 먹는 싸구려 음식', ‘매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에만 맞는 화끈한 음식' 등으로만 인식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떡볶이 세계화의 가능성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지난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이 열려 성황리에 막을 내린 것이 그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에는 휴일을 맞아 많은 관람객이 찾아오면서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국민 먹을거리'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관람객들은 입구 밖 50m 지점까지 줄을 서 1시간씩 입장을 기다리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주최측의 추산으로는 행사기간(3월 28~29일) 동안 5만 820명(28일 2만4850명, 29일 2만5970명)이 입장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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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 '세계 떡볶이 요리 경연대회'에 참가한 떡볶이 요리들. 글 마지막에 추가사진 감상. |
특히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세계 떡볶이 요리 경연대회'였습니다. 참가 신청한 지원자들 중 서류심사(레시피 등)를 거쳐 최종적으로 일반부 15명, 학생부 15명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경연대회를 가졌습니다. 세계화 가능성과 창의성 등이 심사기준인 만큼 기상천외한 떡볶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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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떡볶이 요리 경연대회' 참가자들. |
일반부 대상은 ‘복분자 소스와 파슬리 허브오일을 곁들인 떡볶이 샐러드'가 받았고, 학생부 대상은 ‘매콤한 토마토 튀김 떡볶이와 두부크로켓에 라코타 치즈소스'가 받았습니다. 이 요리들은 한국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가미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특별메뉴로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맛과 멋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요리들은 떡볶이 세계화의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도 이에 발 맞춰 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해 5년간 140억 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우선 그 첫 단계로 'Topokki'를 떡볶이의 국제적인 명칭으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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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
도대체 왜 떡볶이가 'Topokki'인가?
떡볶이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세계인들이 이를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Topokki(토포키)'라고 국제 명칭을 정한 후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본어 같다”, “더 정확하게 표기해야 한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떡볶이의 국내영문 표기법에 의한 표기는 ‘Tteokbokki'인데, 이는 철자가 너무 길고 복잡하며 외국인이 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워 보다 친숙한 영문 표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어학자와 요리전문가 등 각계 전문가들, 외국인(영어권, 비영어권)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본 결과 ‘Topokki(토포키)'가 국제 명칭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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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볶이 연구소 전경. |
특히 ‘Topokki'는 발음상에 있어 된소리를 통한 임팩트가 느껴져 외국인에게 이국적이면서도 강한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농림수산식품부는 ‘Topokki'가 웹스터 등 외국의 주요 사전에 정식으로 오를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떡볶이 연구소는 무슨 일을 하지?
이런 모든 추진 계획의 디딤돌 역할은 떡볶이연구소가 맡게 됩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문을 연 ‘떡볶이연구소'는 떡볶이 맛과 문화의 세계 진출을 위해 떡볶이용 떡과 소스는 물론, 해외 미식가를 위한 다양한 메뉴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대륙별 소비자 기호에 적합한 떡볶이 식문화 개발과 수출을 통해 한국 떡볶이 식문화 세계화를 통한 농식품의 수출 확대 및 국가 이미지 제고가 목표입니다.
떡볶이연구소는 세계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떡볶이의 감초 어묵을 닮은 토코, 말랑말랑 포키, 매운 가래떡 토키, 귀여운 조랭이 떡 오키, 상상력과 창조성이 느껴지는 초록색 떡 포코 등 귀여운 캐리터를 만들고, 떡볶이를 먹으려고 포크로 찍어 올린 순간을 포착한 상징마크도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이 캐릭터들은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에서 정식으로 공개되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캐릭터들과 사진을 함께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상 못한 ‘문전성시'…미숙한 점도
한편, 이번 페스티벌에는 여러 쌀 가공업체, 프랜차이즈 업체 등이 참여해 연구개발 201건, 제품납품 337건, 점포개설 244건(현장계약 7건) 등 모두 782건의 경제적인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5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일시에 방문해 행사장 내부에서 참가기업의 시식행사에 줄을 서기도 하는 등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편의시설인 음료와 휴식 공간 등도 부족했던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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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농산경영팀 윤재돈 주무관은 “떡볶이를 세계화 한다고 처음 떡볶이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미숙했던 점이 너무나 많았다”며 “한편으로는 떡볶이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고 세계화의 가능성을 보며 응원해 주시는 관람객들이 계셔서 큰 힘이 되었다. 여러분들께서 보여주신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내년에는 보다 치밀하게 기획하고 올해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윤 주무관은 또 “떡볶이 페스티벌이 해를 더해 가면서 세계화가 앞당겨지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대한민국 떡볶이가 전 세계인이 즐겨 먹을 수 있도록 해외 마케팅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더 많은 떡볶이 요리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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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과 홍합 그리고 떡볶이..과연 그 맛의 궁합은 어떨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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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로를 연상케한 궁중떡볶이...아닙니다. 이것은 웰빙 버섯과 해물을 이용한 떡볶이라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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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과 함께 각종 치즈로 토핑을 한 떡볶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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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일본음식인 오코노모아끼인줄 알았는데...나중에 알고보니..이게 바로 해물이 뜸뿍 들어간 떡볶이 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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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소스와 조랭이떡, 각종 해물을 조합한 해물조랭이떡볶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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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철판 떡찜, 매콤한 고추장 향과 상큼한 깻잎향이 어우러진 가장 친숙한 요리가 아닌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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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볶이의 명품화...바로 전복 떡볶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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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채소와 해물..그리고 와인...과연 그 궁합은 어떨까요? |
<글·사진: 농림수산식품부 고성혁, 강지용>
<자료제공: 농림수산식품부 윤재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