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축제는 강을 따라 흐르고…
축제문화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강은 예로부터 다양한 문화의 소재이자 터전이 되어왔다. 4대강 살리기는 그러한 문화를 되살리고 더욱 꽃피게 하는 ‘4대강 문화 살리기’이자 문화콘텐츠로서의 4대강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여러 문화 분야에서 4대강이 어떤 의미를 지녀왔는지 탐색해본다. <편집자 주>
인간의 삶은 크게 보면 일과 휴식으로 나누어져 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집중하여 주어진 과제나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삶이 있다. 반면 일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갖고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삶이 있다. 어느 한 쪽의 삶만으로는 지탱하기 힘들다. 일과 휴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우리의 삶은 건강하고 건전해질 수 있다. 휴일의 강변 풍경을 보면, 가족이나 연인끼리 한가롭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많이 만나게 된다. 강은 휴식하는 삶의 동반자인 것이다.
강은 휴식하는 삶의 동반자
그런 휴식 가운데에서도 축제는 가장 즐겁고 흥겨운 휴식이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체험할 수 있는 것들도 많으며, 때로는 음악과 춤으로 한껏 흥에 취할 수도 있다. 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이루어진다. 그렇게 한데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가장 적합한 곳이 어디일까? 탁 트인 시원한 경치와 함께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곳. 바로 강변이다. 그래서인지 4대강 유역에는 이미 적지 않은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4대강은 이미 축제의 한 마당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봄에는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변 일대에서 벌어지는 낙동강유채축제로 가보자. 낙동강변에 광활하게 펼쳐진 유채단지가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낙동강 용왕대제 행사, 국악 한마당과 풍물 한마당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유채축제의 백미는 낙동강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유채 그 자체다. 밤에도 유채를 구경할 수 있어 자연과 하나 되는 봄밤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유채꽃 만발한 낙동강, 영산강 포구의 흥겨움…
여름에는 금강으로 가보자. 2008년 제16회를 맞이했던 충남 금산군 주최 금강 민속축제가 우리를 반긴다. 민속축제에 맞게 상모돌리기, 풍물판굿, 농요 등 다양한 민속 공연 및 체험 행사가 먼저 눈길을 끈다. 강물과 하나 되는 북소리, 강변음악회, 강변영화제, 여울 따라 흐르는 선율마당, 너울 레프팅 체험, 금강 민물고기 전시 등 금강변 놀이마당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강변에서 한 여름 더위를 식히면서 지역의 민속 문화와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로, 특히 지역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가을에는 영산강으로 가보자. 나주 영산강 문화축제를 통해 나주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흠뻑 젖을 수 있다. 조선 시대 나주 목사의 부임 행차를 재연한 행사, 나주 목사 모의재판이 나주의 역사 속으로 이끌고, 나주의 특산물인 배 관련 행사도 풍성하며, 영산강 유역의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옛 영산강 포구의 영광을 문화적으로 회복하려는 지역 주민들의 열의를 느끼기 충분할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과 견훤이 세력을 다툴 때, 왕건의 꿈에 신령이 나타나 강을 건너도록 했다는 전설이 깃든 몽탄나루도 가보고, 영산강의 대표적 절경에 속하는 정자 석관정도 가보자.
구리 한강 코스모스 축제도 빼놓기 힘든 가을 축제다. 구리 토평 한강변 5만여 평의 땅에 조성된 코스모스 꽃밭이 장관을 이룬다. 코스모스 꽃밭 너머로 펼쳐진 푸른 한강과 그 위의 맑고 높은 가을 하늘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자전거도로, 실개천, 산책로, 잔디광장 등이 조성돼 있는 구리 한강시민공원은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돗자리를 펴놓고 한강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다양한 문화 공연 행사와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채롭게 열리는 강변의 축제들
4대강을 따라 벌어지는 축제가 어디 이들뿐이겠는가? 예컨대 구미 낙동강 국화축제도 있고 가평 북한강축제도 있으며, 서울의 한강에서도 연중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고 있고,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도 낙동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4대강을 배경으로 열리는 지역 축제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새삼 놀란다 해도 지나친 일이 아닐 것이다. 4대강 살리기를 통해 강 유역이 좀 더 생태 친화적으로 변모하고 보다 편리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면, 축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첫째, 이미 열리고 있는 많은 축제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활성화될 수 있다. 나아가 새롭게 바뀐 강변에 맞는 새로운 축제들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서 축제 참여 시민들의 편의성도 높아지고, 변모한 강과 강변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있다. 4대강 살리기는 축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이러한 축제의 활성화나 새로운 축제의 등장은 결국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지역 축제는 이미 지역의 특산물이 판매되는 장터이기도 하며, 타지에서 온 축제 관람객들의 소비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 4대강 살리기를 바탕으로 더욱 활성화된 축제는, 축제의 이러한 경제적 가치를 더욱 높여주면서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지역민들의 자부심을 북돋게 할 수 있다. 4대강 살리기를 통해 변모한 강변은 그 자체가 지역민들의 자부심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그러한 강변을 중심으로 열리는 축제는 지역민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지역 주민의 일상적 휴식 공간이자 축제의 공간인 강변을 바탕으로 커지는 자부심과 통합이야말로, 지역 발전의 지속적인 밑거름이 될 것이다.
넷째, 좀 더 친환경적이고 생태친화적인 축제 관광 문화를 앞당길 수 있다. 4대강 살리기를 통해 새롭게 조성되는 습지를 비롯한 강변 생태환경은, 21세기 관광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생태관광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축제와 연결 짓는다면, 우리의 축제 관광 문화가 새롭게 탈바꿈하고 진일보할 수 있다.
4대강 살리기로 지역축제 꽃피우기
이러한 네 가지 영향을 어울러서 말하면 결국, 4대강 살리기는 우리의 지역 축제 문화를 선진화시킬 수 있는 기반이다. 축제는 ‘인간의 놀이 본능의 발현이라는 일차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한 지역 혹은 국가의 정체성과 문화 수준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문화산업의 꽃’으로 일컬어진다. 4대강 살리기는 바로 그러한 꽃을 더욱 활짝 피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4대강을 따라 좀 더 풍성한 축제의 마당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보자.
글:문화체육관광부 /사진:권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