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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대 희망 속으로 풍덩 빠져라

등록일 2009년01월27일 00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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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대 희망 속으로 풍덩 빠져라 
청년 취업 성공기

의리 있고 속 깊은 후배 강석아. 한 해를 새로이 맞으며 새해에 대한 희망과 기대보다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긴 밤 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네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오는구나. 이제 대학 입학했으니 맘 놓고 실컷 놀아봐야겠다고 전의를 불태우더니 어때? 후회 없이 잘 놀았다고 생각하니?
이제 2학년을 앞둔 네 얼굴에도 걱정스런 빛이 서리는 걸 보고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어. 그래,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대기업 입사를 앞둔 지금의 나는 세상을 다 얻은 것만큼 기뻐. 더구나 합격 소식에 너무 기뻐하던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큰 효도를 하는구나, 두 분께 이제야 좀 보답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전공을 살릴지 말지 확실히 정해야

너랑은 늘상 맥주 마시며 운동 얘기만 한 것 같은데 오늘은 네게 미래에 대해 얘기를 할까 한다. 굳이 제목을 붙인다면 ‘선배가 들려 주는 취업성공기’라고 할까? 지금부터 준비하면 여유 있게 대학생활을 즐기면서도 당당히 취업의 문을 통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야. 나 역시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었지만 그런 내 모습에서 너는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첫째, 취업하기 위해 무엇을 공부할까. 어떤 자격증을 딸까 걱정할 것이 아니라 네가 뭐를 하고 싶은지, 전공을 살릴 것인지 말 것인지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는 것이야. 네가 일하고 싶은 직군이 정해지면 거기에 필요한 자격과 경험을 준비하면 돼.
너도 알다시피 나는 무역에 관심이 많잖아. 내 전공인 스페인어를 살려서 해외영업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어. 그래서 국제무역사 자격증을 따고, 스페인과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영어와 스페인어 실력을 다졌어. 비록 6개월간의 짧은 연수였지만 열심히 하니까 따로 국내에서 학원 안 다니고 공부해도 남들만큼의 성적은 나오더라. 전공공부? 물론 열심히 했지.(*^^*)

둘째, 다양한 경험은 너의 취업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단다. 작년에 멕시코 코트라무역관에서 6개월간 인턴을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단다. 멕시코의 행정기관과 기업체의 사이트를 뒤져서 경제지표조사를 하고, 서류를 번역하고, 전화 마케팅 활동을 한 것이 정말 큰 경험이 되었어. 면접에서도 그 활동이 큰 점수를 얻은 것 같아. 더구나 캐나다나 스페인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도 난 한번도 유학알선기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어. 내 스스로 정보를 찾고 학교 정하고 서류 준비하고, 가서 숙소 정하는 것까지 직접 다했어. 멕시코에서도 나흘을 고생하며 숙소를 찾은 적도 있었으니까. 그렇게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찾고 결정한 경험들이 나를 더 성장시키는 힘이 되었다고 생각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난 군대도 해병대를 지원했어. 강한 남자가 되고 싶었거든. 어려운 세상을 헤쳐 나가자면 스스로 강해지려는 의지가 필요하고, 또 그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체력과 담력이 필요하니까. 국제무역이란 총성 없는 경제전쟁터나 다름없는데 거기엔 지식만큼이나 강인한 체력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우리 삶 또한 그렇지 않을까?

다양한 사람을 만나 다양한 시각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양준영(맨 왼쪽)씨.

셋째, 다양한 사람을 만나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야. 1학년 때부터 공부에만 목숨 거는 애들 많아. 난 아니라고 생각해. 난 입학해서 지금까지 내내 축구부 활동을 열심히 했어. 매주 3일은 꼭 운동을 했어. 물론 운동하고 나면 늘 친구나 선배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지. 하지만 그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단다. 축구부라는 작은 조직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 외대월드컵을 개최하고 심판을 맡으면서 조직 안에서 전체의 화합을 도모하고 끌어가는 리더십도 키울 수 있었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얻는 배움과 경험은 책에서 얻는 공부보다 더 큰 재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미래는 준비된 사람의 것

마지막으로 우리는 토론문화에 약하잖아.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내 의견을 피력하고, 또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토론의 기술이 너무 부족하다는 걸 이번에 취업시험을 치르면서 다시 깨달았어. 다른 전공, 다른 학교의 친구들과 폭넓고 다양한 스터디를 통해 토론 능력을 키워간다면 너는 실력과 체력과 더불어 멋진 스피치 능력을 갖춘 ‘완소남’이 되어 있을 거야.
강석아, 알지? 미래는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야. 그리고 인생의 기회는 정직하게 노력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그럼 너의 건투를 빈다.

- 누구보다 네가 든든하고 미더운 형, 준영

전공을 살릴지 말지 확실하게 해두자
많은 경험을 알뜰하게 쌓아두자
다양한 인맥을 구축하자
토론과 스터디를 게을리하지 말자


글쓴이 양준영은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01학번으로 2008년 대한항공 입사시험에 합격, 현재 신입사원 연수중이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세계 최고의 회사로 만들고, 거기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우뚝 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한 ‘설 고향가는 길’에 실린 것 이다.
장우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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