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진 지 10년이 지났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일자리 사정은 조금씩 나아지는 듯 했지만 물가상승, 환율상승,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또 다시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위기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 전인 지난 9월 인크루트의 채용계획 조사에서 이미 채용시장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이후, 경기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채용’이 결원 인력에 대한 충원이란 소극적인 개념도 있지만, ‘투자’로서의 의미를 감안하면 채용부진은 오히려 지금보단 이후에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어렵다고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IMF로 대량 실업자가 인력시장에 쏟아진 1998년 온라인 채용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며 구직자와 직장인, 기업들과 고용한파를 함께 넘은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060300)(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가 외환위기 때의 경험과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를 토대로 ‘불황기 취업전략’을 10일 내놓았다.
# 달라지는 인재상 읽어라
IMF를 거치면서 기업들은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제 아무리 크고 견고한 기업이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학습한 것이다. 때문에 불황기엔 채용하려는 인재상도 평소와는 달라지게 된다. 위기를 뚫고 나가는 데 적합한 인재가 각광받게 된다는 뜻이다.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갖춘 인재, 위기대처 능력·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인재, 어려움을 투지와 끈기로 극복할 수 있는 인재가 더욱 값어치를 인정받는다. 채용과정에서 시련이나 위기상황을 강한 정신력과 자신만의 전략으로 극복했던 사례를 어필한다면 도움이 될 것. 또 경기가 좋을 때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인재로까지 손을 뻗치며 공격적인 인재확보에 나서지만, 그렇지 않은 시기엔 인재채용에서도 보수적이 되는 경향도 염두에 둬야 한다. 톡톡 튀는 인재보다는 끈기 있고 성실한 인재, 똑똑한 인재도 좋지만 충성도 높은 인재를 더 선호하게 된다.
# 실무능력 갖춰라
앞에서도 말했듯 위기가 닥치면 기업도 보수적이 된다. 현 상태를 유지하며 상황을 넘어가려는 의도도 뚜렷해진다. 이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고, 신규채용을 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인원만 충원하는 식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시기엔 아무래도 신입보단 경력을, 완전 초보자보다는 관련 경험이 있는 ‘검증’된 인재를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신입이라면 진로를 정한 후 관련 경험을 쌓아 두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직종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라야 한다는 것. 마구잡이식 경험은 없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목표가 없어 보일 수 있는 까닭이다. 불황기엔 원하는 직종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아르바이트, 공모전, 인턴십을 쌓으면서 ‘실무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것이 무한정 길어지면 곤란하다. 졸업 후 공백기가 긴 구직자를 기업은 좋아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찍 진로를 결정하고 관련된 경험과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 비공개채용 활용하라
불황일수록 정기채용보다는 수시채용, 공채보다는 사내추천제, 헤드헌팅 등 비공개채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시채용은 모르고 지나칠 위험이 있으므로 늘 채용정보에 안테나를 세워둬야 한다. 또 불황에는 한 두 명의 소수인력만 채용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적고 검증된 인재를 뽑을 수 있는 비공개 채용방식을 활용하는 기업이 많다. 실제 외환위기 때도 공채보다는 기업 내외부의 인맥을 통해 입사하는 사례가 많았다. 수시채용 기업, 헤드헌팅채용 기업 등을 상시 이용함은 물론 대학동기동창, 선배에서부터 관심 있는 분야의 커뮤니티나 동호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것도 취업에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형성된 넓고 깊은 인적 네트워크는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훌륭한 밑천이 된다.
# 뜨는 직업을 잡아라
영업직이 단연 손꼽힌다. 최근 인크루트의 ‘불경기 선호인재’ 조사결과에 따르면 어렵더라도 ‘영업·판매·TM’은 신규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경기침체기엔 매출증대와 판로개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 ‘경영·사무·재무·기획직’, ‘전문직·디자인·교육’등의 직종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규채용을 많이 하는 직종으로 꼽혔다. IMF 당시를 되짚어보면 기업에서 핵심인력으로 분류되는 MBA나 R&D직종은 오히려 인재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던 만큼 수요가 여전할 전망이다.
# 힘들수록 당당해져라
일자리가 줄어들고 위기가 계속되면 구직자들은 쉽게 의기소침해지기 쉽다. 채용시장에 대한 어두운 소식을 접하고 취업에 실패하는 횟수가 늘게 되면 어깨는 더욱 쳐지게 된다. 이로 인해 자신감을 잃게 되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더욱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며 아예 취업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과 당당함은 가장 큰 무기다. 힘들수록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은 위기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인재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불황기에 선호하는 인재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기업은 불황기일수록 긍정적이고 밝으며, 당당하고 투지에 넘치는 인재를 더더욱 찾는다는 것. 암울한 얘기가 쏟아지고 힘든 상황이 계속되도 위풍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곧 밖으로도 드러나게 되며 취업에 큰 플러스 작용을 하게 된다. 물론 마인드컨트롤이 쉽지만은 않을 것. 목표를 분명히 하고, 목표기업에 입사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