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형은의 사망은 '목숨을 건' 연예계의 무리한 스케줄 관행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렸다. "서울서 부산을 몇시간에 끊었다"는 위험천만한 매니저 및 전속기사의 운전 습관이 자연스런 자랑거리가 되는 현실은 연예계에 팽배한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다. 무리한 스케줄은 졸음·과속 운전을 부르고 이로 인해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목숨을 내건 고속도로 위 연예인 차량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3년 7월 보아·플라이투더스카이의 매니저 한모씨는 지방 방송을 마치고 돌아오다 빗길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스케줄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오던 길로 새벽 0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플라이투더스카이와 밴을 함께 타고 오다 한씨는 승용차로 갈아 탄 직후 변을 당했다. 2002년 9월에는 드라마 촬영차 서울에서 당진으로 이동하던 신화 멤버 김동완의 승용차가 트럭을 추돌, 동승했던 코디네이터 김모씨가 사망하고 김동완도 크게 다친 일이 있었다. 2004년에는 그룹 원티드와 동방신기가 20분 간격으로 잇달아 교통사고를 당해 원티드의 멤버 서재호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그룹은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공연을 마친 뒤 곧바로 강원 강릉시 경포대 쪽으로 공연을 위해 가던 길이었다. 무리하게 이어진 지방 스케줄이 부른 사고였다. 김형은 역시 지방 행사장을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미녀삼총사 멤버들은 지방 행사를 가다 구랍 12월 16일 강원도 영동고속도로 속사인터체인지부근에서 타고 있던 카니발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운전석 바로 뒤에 타고 있던 김형은이 중상으로 결국 사망했고 동행했던 장경희는 골반뼈가 으스러지는 중상을, 심진화는 무릎골절을 당했다. 대개 연예인들의 교통사고는 고속도로에서 발생,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방 행사장을 누비다 보니 사고는 대게 밤늦은 시각에 발생한다. 빽빽하게 짜여진 스케줄에 늦지 않으려다 보니 졸음·과속 운전으로 이어진다. 한 관계자는 "연예인들 데려다주고 또 아침에 깨우러 가는 로드 매니저들은 하루 3~4시간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채 고속도로서 운전을 할 때가 많다"면서 "지방 행사를 한번 다녀올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발생할 때가 많다"고 전한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늘 '무모한 운전'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연예인들의 목숨을 건 스케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주요 연예인 교통사고 일지
▲이덕화(배우) = 1977년 오토바이 사고로 은퇴 위기 극복. 당시 25세.
▲김인순(가수) = 1981년 인천 공연 마치고 경인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 당시 35세.
▲유재하(가수) = 1987년 11월 1일 승용차로 가로수를 받고 사망. 당시 25세.
▲강원래(가수ㆍ클론 멤버) = 2000년 11월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불법 유턴 차량과 부딪혀 반신불수 중상. 당시 32세. 지난해 12월 17일에도 경미한 교통사고.
▲변영훈(배우) = 1993년 7월 서울 한강에서 영화 <남자위의 여자> 촬영 중 타고 있던 헬기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강으로 추락해 사망. 당시 32세.
▲석광렬(배우) = 1994년 8월 드라마 <남자는 외로워> 촬영 후 귀가 길에 한강 교각을 들이받고 뇌사판정 후 일주일 만에 사망. 당시 33세.
▲양종철(개그맨) = 2001년 11월 23일 이른 새벽 직접 승합차를 몰고 가다 택시 2대를 들이받고 사고로 사망. 당시 39세.
▲김동완(가수ㆍ신화 멤버) = 2002년 9월 27일 이른 새벽 드라마 촬영을 위해 충남 태안반도로 가던 중 사고를 당해 동승한 코디네이터 사망. 김동완도 부상. 당시 23세.
▲서재호(가수ㆍ원티드 멤버)= 2004년 8월 11일 오전 3시경 멤버들과 부산 해운서서 강원도 경포대 행사장으로 가다 사고로 사망. 당시 22세.
▲정은임(아나운서) = 2004년 7월 22일 자신이 몰던 승용차가 마주오던 차와 정면 충돌, 사고 14일 만인 8월 4일 사망. 당시 36세.
▲에릭(가수ㆍ신화 멤버) = 2006년 1월 22일 드라마 <늑대> 촬영중 스턴트 차량에 부딪쳐 발목 4주 골절상. 이 사고로 <늑대> 사실상 종영. 당시 2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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