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1일부터 전곡항에서 열리는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에 사용될 요트가 국내업체에서 제작돼 공개됐다. 국제 규모의 요트대회에 국내에서 제작한 요트가 사용되는 것은 최초의 일로 국내 요트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 조촐한 고사상이 차려졌다. 고사상에 만원권 지폐를 꽂아놓고 절을 올린 사람들은 외국인들이었다. 크랙 미첼(월드매치레이싱투어 사무총장), 브렛 베켈 화이트(요트 디자이너), 야스히로 야지(일본 아메리카스컵 요트선수). 요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국제 요트계의 거물급 인사들이다. 이들이 한국의 작은 항구에 와서 고사를 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땅바닥에 코가 닿도록 공손히 절을 올린 후 이들은 선착장 쪽에 세워진 요트 한 척으로 다가가 막걸리를 뿌리며 무사항해를 기원했다. 요트 진수식이었던 것이다.
>> 한국이 세계시장에 첫 수출하는 요트가 될 것
‘이 요트는 한국이 세계 요트시장에 처음 수출하는 요트가 될 것입니다’
- 크랙 미첼(WMRT 사무총장) -
‘한국에서 처음 제작된 국제 경기용 요트입니다. 한국이 새롭고 흥미로운 산업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브렛 베켈 화이트(요트 디자이너) -
이들의 발언이 인사치레만은 아니다. 코리아매치컵과 향후 월드매치레이싱투어에 사용될 경기정을 한국 업체에서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이미 지난 2월부터 해외업체들의 수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요트 디자이너 브렛 베켈 화이트의 디자인이라는 점 그리고 월드매치레이싱투어 경기정으로서는 두 번째로 제작됐다는 점이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다.
>> 아메리카스컵 요트와 동일한 기준으로 제작
월드매치레이싱투어는 아메리카스컵에 버금가는 국제 요트대회로 세계요트연맹이 올림픽 경기보다 한 등급 위로 분류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일반 경기정의 수준이 아닌 최신의 성능을 요구받는다. 이번에 국내에서 제작된 월드매치레이싱용 경기정은 아메리카스컵에 출전하는 요트와 동일한 기준으로 제작됐다. 항공기 소재를 만들 때 사용되는 진공성형을 통해 강도는 최고로 높이면서 중량은 최소화한 것도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제원을 살펴보면 길이 11미터, DWL(홀수선) 10.0미터, 폭 3.5미터, 높이 2.6미터, 무게 4300킬로그램이다.
>> 테스트결과 ‘가볍고 잘 나간다’
지난 11일 전곡항에서는 코리아매치컵 경기정 진수식에 이어 성능 테스트가 있었다. 크랙 미첼 WMRT 사무총장과 일본의 요트 영웅 야스히로 야지 선수가 참가했다. 한시간 정도 전곡항 일대를 돌며 시운전을 해보는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합니다.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배가 힘이 넘칩니다.’
- 야스히로 야지(일본 아메리카스컵 선수) -
‘조정타와 러더가 가볍고 밸런스도 좋습니다. 스피드도 아주 좋습니다.’
- 크렉 미첼(WMRT 사무총장) -
테스트를 무사히 마친 코리아매치컵 경기정 1호는 앞으로 미세한 부분의 조정을 거치면서 7척이 더 제작될 예정이다. 고 경기도청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