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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의 위기 자초한 근시안적 관광정책...상의, 한국관광 선진화 5대 과제 발표

등록일 2008년03월27일 00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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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의 위기 자초한 근시안적 관광정책...상의, 한국관광 선진화 5대 과제 발표
관광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규제와 지원을 반복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됐던 과거 관광정책이 오늘날 한국관광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27일 ‘새정부 출범과 관광 선진화 5대 과제’ 보고서를 통해 한국관광의 위기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관광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80, ’90년대 관광을 소비성 산업으로 분류, 지원·육성이 아닌 규제대상으로 인식하였고, 참여정부에서도 산업지원보다는 국가균형발전의 수단으로서 관광개발 정책에 치중하는 등 유망성장동력으로서의 관광에 대한 인식부족이 고용효과와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을 관광시장 정체, 수지적자 심화, 가격경쟁력 저하가 악순환되는 서비스수지 적자의 주범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상의는 대표적인 예로 ‘관광호텔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들었다. ‘77년부터 관광호텔에 적용되었던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91년 관광호텔이 호화사치성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폐지되었고, 그 이후에도 ‘한국방문의 해’, ‘월드컵’ 등 당시의 정책필요에 따라 시행과 폐지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의 관계자는 “높은 호텔 객실료가 국내 관광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세율이 한시적, 이벤트성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은 관광을 사치성 소비산업으로 보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잘 증명해주는 예”라고 말했다.

상의는 줄어드는 외국인 관광객과 늘어나는 관광수지 적자를 통해 한국관광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관광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나 한국관광시장은 정체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연평균 증가율이 ‘60년대 35.6%에서 ’90년대 5.2%까지 떨어졌고, 2000년대 들어서는 2.7%까지 추락하였다. 이러한 연평균 성장률은 중국·일본 11.0%, 아시아 9.4%는 물론 세계평균 5.2%에도 못 미치고 있는 수준이다.

관광수지 적자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05년 외국인 관광객 600만명 시대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지출의 가파른 증가로 적자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05년 1조원을 넘어선 해외골프관광이 관광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06년 골프여행 약 63만명, 지출액 1조1천4백억원, 관광수지적자의 13.9%).

여행업계 관계자는 “취약한 가격경쟁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고 있고, 그나마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호텔비를 비롯한 높은 여행경비로 인해 국내 지출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상의는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새정부가 국정과제로 관광산업의 육성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지금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 글로벌 경쟁체제에 부합하는 전면적 규제개혁, △ 관광수지 개선을 위한 인바운드 경쟁력 제고, △ 민간의 관광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 △ 新관광비즈니스 육성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 관광선진화를 위한 관광산업 지원체계 마련 등 한국관광 선진화를 위한 5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1. 글로벌 경쟁체제에 부합하는 전면적 규제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우선 상의는 “29개월이 소요되는 관광단지 개발 절차 등 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는 인허가, 차별적 규제 등을 전면적으로 개혁하고 세제감면, 금융지원 등 혜택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상의는 “세계 각국은 자국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개혁을 넘어서 각종 금융지원과 조세감면 혜택을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관광을 사치성 소비산업, 환경훼손형 산업으로 여기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어 진흥정책의 실효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예로 산업단지와 관광단지의 지방세 비교를 들었다.

2. 관광수지 개선을 위해 인바운드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한다.

상의는 “최근 관광시장 변화를 고려해볼 때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폭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고 “가격경쟁력 확보와 함께 한·중·일 관광협력, 컨벤션산업·국제기구 유치 등 국내외 쌍방향 정책으로 인바운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의는 “제조업의 8배에 달하는 관광산업에 대한 과도한 세금부담 등 차별적 규제가 한국관광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서 도쿄 다음으로 높은 호텔 객실료를 예로 들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제, 환경·교통 등 부담금, 산업용 가스요금 적용, 외국인 고용, 보험료 등 많은 부문에서 비용절감의 여지가 있는 만큼 불합리한 제도 개선과 금융지원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의는 “동남아시아 6개국이 '6-in-1=Tropical Paradise'라는 구호아래 하나의 관광존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도 성장일로에 있는 동북아 관광시장을 유치하기 위해 한·중·일 관광공동체를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의 관계자는 “한·중·일 관광공동체는 3國이 공동으로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3國간 출입국 간소화, 연계상품 개발, 중저가 항공노선 등을 통해 확대되고 있는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3. 민간의 관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한편 상의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 긴 자본회수기간, 규제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저조한 민간의 관광투자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하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관광지에 대해서는 인프라 지원, 인허가 간소화, 세제감면 등 정책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50년간 토지임차조건으로 개발된 홍콩 디즈니랜드를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도 관광지 개발방식을 토지분양방식에서 장기임대방식으로 변경하면 높은 토지구입·개발 비용과 토지보유세 등의 부담이 줄어 보다 활발한 관광투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상의는 “민간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열악한 관광인프라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각종 연기금과 민간투자자금을 활용한 관광산업펀드의 도입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 新관광비즈니스 육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상의는 “문화콘텐츠, 의료, 웰빙 등 복융합 관광산업을 육성하여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의료와 미용관광, 한류관광, 웰빙체험관광 등 우리나라 특색에 맞는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레지던스, 펜션, 의료미용관광, 온라인여행업체, 관광콘텐츠업 등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업종과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는 만큼 관련 법·제도 역시 이러한 산업변화에 발맞춰 변화해야 하고, 특히 법·제도의 공백으로 이러한 신업종과 비스니스가 지원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경쟁심화로 중복투자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지역관광산업도 정부주도에서 벗어나 개발단계부터 프로그램 운영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프로그램 중심의 위탁운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5. 관광선진화를 위한 관광산업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의는 “관광산업은 입지, 토지, 환경, 세제 등 다양한 정부부처, 법령과 연계되어 있어 특정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정책을 완전히 반영시키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밝히고, “일본의 관광정책심의위원회, 영국의 영국관광발전위원회, 프랑스의 국가관광위원회와 같이 정책조정기능을 가진 ‘(가칭)관광산업발전위원회’의 설치”를 주장했다.

아울러 “개별사업(관광숙박업, 여행업 등)의 인허가, 등록, 보고의무 등 법조항의 1/4(총 20가지)이 규제조항인 ‘관광진흥법’도 관광산업지원 내용을 대폭 추가하여 ‘관광산업법’으로 확대 개정함으로써 실질적인 관광진흥을 위한 법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관광이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새정부 출범과 함께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새정부의 관광산업 육성 의지가 실제 정책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기단계부터 관광을 국가의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 지원하고자 하는 선진화된 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형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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