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로 대회 개최 59년째를 맞이 하는 F1월드챔피언십이 3월16일 호주 맬버른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모두 18라운드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F1은 UN협력기구인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자동차경주 대회로 관중 및 시청자 규모와 경제 파급력 등에서 올림픽, 월드컵에 버금가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다. 특히 한국의 전라남도에서 오는 2010년부터 7년간 개최가 확정되며 개최준비가 진행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8 시즌 F1은 호주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최종전 브라질(11월2일)까지 약 8개월간 모두 18라운드의 레이스가 펼쳐진다. 이는 지난 시즌보다 1레이스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특히 스페인의 발렌시아와 싱가포르 등 역사상 처음으로 F1에 진입한 2개의 신생 그랑프리가 등장한다. 8월24일 열리는 발렌시아 대회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스페인 그랑프리(4월27일)와 달리 ‘유럽 그랑프리’라는 타이틀로 치러진다. 스페인은 F1에서 유일하게 한 해 두 차례의 그랑프리를 주최하는 국가가 되었다. 이는 지난 2005~2006년 연속 챔피언을 차지한 스페인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르노)의 인기에 힘입은 것이다.
사상 첫 야간 레이스에 큰 관심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9월28일 열린다.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바레인에 이어 범아시아권 국가로는 다섯번째 F1 개최국이 된 싱가포르는 F1이 1950년 시작된 이후 단 한 번도 시도된바 없는 야간 레이스를 준비했다. 현지 시간 오후 2시경 레이스가 펼쳐지는 통상적 대회와 달리 일몰 이후인 밤 8시에 경기가 시작되어 조명에 의지한 첫 F1 그랑프리가 된다. F1 경주차에는 헤드램프가 없는데다 최고 350km/h의 속도를 내기 때문에 야간 레이스는 안전 기술 측면에서 매우 새로운 도전이 된다. 싱가포르는 레이스 트랙으로 임시 활용되는 도심 시가지 도로에 축구장 조명보다 4배 밝은 3,000룩스의 특수 조명 1,600개를 새로 설치할 예정이다.
2008 시즌은 또한 젊은 신인 드라이버의 대거 영입으로 각 참가팀의 라인업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올 시즌 F1에 데뷔하는 새 얼굴은 넬슨 피케 주니어(르노), 티모 글록(토요타), 세바스찬 부르대(스쿠데리아 토로 로소) 등 모두 3명이다. 여기에 나카지마 카주키(윌리엄스), 세바스찬 베텔(스쿠데리아 토로 로소) 등 지난 시즌 1~2경기에 모습을 비친 뒤 올해 처음으로 풀시즌 참가에 도전하는 신인급 드라이버 2명을 합하면 모두 5명의 젊은피가 F1에 수혈된 셈이다. 이는 한 해 평균 2명의 신인을 배출해온 F1의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달라진 새 규정
올해는 일부 경주차 규정도 달라져 그랑프리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있다. FIA는 2008년부터 흔히 트렉션 컨트롤(Traction Control)로 불리는 차체 자세 제어 장치의 사용을 금지했다. 그 동안은 빠른 속도로 코너 등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미끄러짐 현상을 전자 장비에 의지해 보정해 왔다. 앞으로는 드라이버의 동물적 감각만으로 차체를 제어해야 한다. 이에 따라 드라이버의 운전 실력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보다 커지게 되었다.
FIA는 또 올 시즌부터 변속기를 연속 4경기 동안 교체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 규정을 내놓았다. 이 규정을 어기면 출발 순위가 예선 성적에 따른 본래 위치보다 5계단 하락한다.
FIA는 이미 수년전부터 엔진과 변속기를 2경기 연속 사용하도록 하는 등 일부 부품의 사용기간을 강제로 정하는 억제책을 도입해 왔다. 대당 1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주차 제조비용을 줄이자는 의도에서다. 이 같은 고비용에 따라 상위 팀의 연간 예산이 4,000억 원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금력이 약한 하위권 팀과의 기술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 계속됐었다.
우승후보는 누구?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는 2007 월드 챔피언 키미 라이코넨(페라리)과 지난해 데뷔 첫 해에 시즌 2위라는 성적으로 파란을 일으킨 F1 최초의 흑인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맥라렌), 친정팀으로 복귀한 ‘더블 챔피언’ 페르난도 알론소 등의 3파전이 관심을 끈다.
여기에 북미 최대의 포뮬러 레이스인 챔프카에서 4년 연속 챔피언을 차지한 뒤 F1으로 승격한 세바스찬 부르대(스쿠데리아 토로 로소)의 활약 여부가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팀부문에서는 지난해 우승팀인 페라리가 여전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가운데 맥라렌 메르세데스, BMW 자우버, 르노 등 3개 팀이 뒤를 바싹 추격하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 활약하던 스파이커팀이 인도 자본에 인수되어 팀 명을 ‘포스 인디아’로 바꾼 것 외에는 참가팀의 큰 변화는 없다.
올해는 특히 기술력 측면에서 비슷한 경쟁력을 갖춘 증위권 팀들이 많아 어느때보다 치열한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